건강보험
이번 주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나한테 건강보험 관려 우편이 와서 무슨 일인지 알기 위해 공단에 문의를 했다. 사실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나로서는 세금이나 건강보험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 그래서 엄마가 시키는 대로 꼭두각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꼭두각시도 기본적으로 각본이 갖춰진 상태여야 임무 수행이 가능하지 않은가?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그리고 답변이 돌아오면 해당 답변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메뉴얼이 나에게는 없었다. 그래서 엄마가 공단 직원과 질의 응답을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펀치가 날라왔다. 내 보험료는 고작 3000원이 올라서 그러려니 했는데 갑자기 엄빠가 내는 보험료가 50만원 가량이 증액돼서 한 달에 내는 돈이 74만원 정도란다. 안 그래도 요즘 금리가 올라서 이자 부담이 심한데, 한 곳에서 추가로 사실상 이자 어퍼컷이 날라온 셈이다. 왜 이렇게 올랐나 물어봤더니 2021년에 소득이 이전보다 많이 잡혀서라고 한다. 나는 몰랐는데, 현재 내는 건강보험료는 전 년도에 잡힌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내는 거였다. 또 한 가지 몰랐던 사항이 있는데, 건강보험료에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가 있다. 직장가입자는 말 그대로 직장에 다니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들은 건강보험료는 납부할 때,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50%, 그리고 본인 부담이 50%이다. 여기서 내는 보험료 산정 기준은 소득이다. 다음으로 지역가입자가 있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생산가능 인구는 전부 여기 속한다고 보면 된다(아마도?). 지역 가입자는 직장에 다니지 않으니, 건강보험료는 100% 본인 부담으로 납부해야 하는데, 여기서 납부금의 기준이 조금 불합리하다. 직장가입자는 납부 기준이 소득인데 반해, 지역 가입자는 소득 + 자산이다. 아니, 왜 직장인은 소득인데 자영업자는 소득 + 재산이냐! 자영업자가 직장인들보다 무조건 잘 사는지 아나? 조금 불합리했다. 나의 엄마 역시 이런 불합리함을 건강보험공단 직원에게 토로했지만, 알지 않은가 공무원들의 민원 답변 방식. '공단의 일개 직원인 제가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을까요. 방침이 그렇습니다.' 예상했던 답변이었고 나였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위정자들은 권력 구조를 참 잘 디자인한 거 같다. 우리 같은 하층 사람의 민원은 본인들이 상대하지 않아도 되고, 그 부담을 돈을 조금 쥐어주고 말단 직원에게 전가시키면 되니 말이다. 구조 참 잘 짰다! 여하튼 건강보험료 납부 방식에 대한 정보는 아예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조금은 알게 된 거 같고, 대한민국 의료 체계가 셰게 1등이라고 하는데, 이 구조 역시 자영업자의 희생 덕분에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정확지 않다. 내 추측이다. 하지만 지역 가입자의 납부 근거 산출은 조금 개선되어야 할 거 같다. 형평성 면에서 조금 맞지 않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