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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서은국) 좋은 내용들 - 인간이 살아가는 궁극적인 이유는 생존과 짝짓기다.
깡칡힌
2023. 2. 26. 14:40
- 물론 우리가 사는 21세기의 세상과는 더 이상 맞지 않는 습성도 있다. 가령, 식량 문제는 이번 세기에 해결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은 지방이나 달콤한 음식에 정신을 못 차린다. 과거 우리에게 긴요했던 생존 장치가 이제 약보다 병이 된 것은 우리 뇌가 문명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 인간은 여전히 100% 동물이다.
- 친인척과 성관계가 모든 문화에서 금기시되는 이유는 근친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가 유전자에 돌연 변인이 생겨 생식 능력을 잃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 아버지와 딸, 유구한 세월 동안 근친 관계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사이다. 그래서 가까워질수록 여대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와 거리를 둔다. 가임기에는 통화 빈도와 시간을 서서히 줄이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또 다시 정상 패턴으로 돌아간다. 여성에게는 가임기에 가까워지면 아버지를 경계하라는 경고 시스템이 유전자에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물론 본인은 알아차릴 수 없는 무의식적으로 자동화된 현상이다.
- 인간은 지능이 높을 뿐 타조나 숭어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100% 동물이다. 그렇다면 인간도 동물인데 왜 이 지능이 높은 동물은 행복을 느끼고 행복을 추구하는 걸까?
-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를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아침 식사는 출근하기 위해, 출근은 돈을 벌기 위해, 돈은 결국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다. —> 왜 인간은 행복해지고 싶은 거지? 번식하고 싶어서
- 세상은 그 누군가의 계획과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인간은 더 똑똑해지기 위해 살아온 것도 아니다. 물리적 법칙과 화학 반응들에 의해 발생한 것이 우주고, 생명이고, 인간이다. 그 과정에는 어떤 목적도 이유도 없다. 단순히 여러 과정이 거쳐온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 행복은 생존, 욕정, 번식과 같은 본능들과 뒤범벅된 매우 원초적인 모습과 더 결이 닿아있다.
-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기에는 지구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자연의 질서가 유지되는 까닭은 누군가가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꾸준히 죽기 때문이다.
- 생명체가 가진 모든 생김새와 습성은 우연의 산물이 아닌, 생존과 짝짓기를 위한 도구이다. 즉, 동물의 모든 특성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이다. ‘모든’이라는 단어에 주목하시라.
-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창의성이나 도덕성 같은 마음의 산물들은 동물 중 인간만이 지닌 특성이며(아직까지 밝혀진 바로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인간은 동물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 또한 진화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긴 도구일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제를?
- 피카소는 캔버스에, 바흐는 악보에 생을 바쳤지만, 이런 행위는 동물이 생존하는 데 반드시 필수적인 행위들은 아니다. 악보가 사자와 다음달 난방비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노력에 담긴 본질적 의미나 목적은 무엇일까? 본인조차 의식하지 못하지만, 상당 부분은 짝짓기를 위함이다.
- 재미있는 남자. 전 세계 여자들이 꼽는 남자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위트가. 그러나 유머스러운 남편이 생존에 무슨 직접적인 도움이 되겠는가? 위트 자체는 생존 필수품이 아니다. 그러나 위트는 그 사람이 가진 마음의 ‘수준’을 나타낸다. 위트는 창의성의 표현이며, 높은 창의성을 가진 사람은 공작새의 꼬리처럼 멋진 꼬리를 소유한 샘이다. 창의성이나 별다른 재주가 없는 수컷에게 남는 옵션은 하나다. 다이아몬드같이 값비싼 돌맹이를 사주는 것이다.
- 행복감 또한 마음의 산물이다. 창의력과 마찬가지로 행복도 생존을 위한 중요한 쓰임새가 있는 것은 아닐까? 행복은 삶의 최종 목적이라는 것이 철학자들의 의견이었지만, 사실은 행복 또한 생존에 필요한 도구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 모든 것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이 명제는 상당히 인간중심적이고 비과학적이다. 우리는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해서 행복을 추구한다.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적 두구일 뿐이다.
- 단지 위험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 비옥하지만 가보지 않은 낯선 땅, 매력적인 이성, 절벽에 붙어 있는 꿀이 가득한 벌집. 지금 당장 손에 쥐지 못한다고 실신하는 것은 아니다. 허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이런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번호표를 쥐고 기다린다고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 두렵지만, 길을 나서야 되고, 고단하지만 열 번을 찍어봐야 한다. 이것은 엄청난 의욕과 에너지를 요구한다.
- 사회성은 인간의 생사를 좌우하는 가장 독보적인 특성이다. (나 ㅈ된 건가?)
- Michael Gazzaniga 교수: 인간의 뇌는 인간 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 인간을 가장 인가스럽게 만드는 뇌. 한 마디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기 위해 뇌가 발달했다는 것이다. 인간이 인공위성을 띄우고 힉스 입자를 발견했지만, 이런 위업들은 사실 사회적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똑똑해진 뇌에서 나온 부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비사회적’ 과제들은 그토록 낯설고 어렵다. 골프를 치기 위해서는 학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골프는 뇌가 디자인된 원래 목적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수학 학원은 골목마다 있지만, ‘짝사랑하기’ ‘배신으로 상처받기’ 같은 학원은 없다. 뇌의 원래 용도는 연애를 하고 친구를 사귀는 것이지, 이차 방정식을 푸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다리가 잘려나가는 것만큼 인간의 생존을 위협한 것이 집단으로부터 잘려나가는 것이다. 이때 뇌는 ‘사회적 고통’이라는 기제를 사용해 그 위협을 우리에게 알렸다. 외로움, 배신감, 이변의 아픔, 인간관계에 금이 가는 신호가 보일 때 뇌는 이런 마음의 아픔을 느끼도록 했고, 그 덕분에 더 치명적인 고립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 초고속 승진의 기쁨. 뇌의 행복 전구가 켜지는 이유는 승진 자체가 아니라 승진이 가져다주는 사람들의 축하와 인정 때문이다. 어쩌다 지구에 혼자 남게 되었다고 하자. 자랑할 사람도, 축하해 주는 사람도 없는 세상에서 책상 위 화분과 단 둘이 갖는 조촐한 승진 파티. 승진이 기쁘긴커녕 눈물 난다. 결국에는 인간의 행복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즉, 생존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들로부터 행복감을 느껴야 하니까.
- 인간의 지구를 정복한 시간은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찰나에 불과하다. 이 짧은 시간에 인간이 지구를 정복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극도의 사회성이다. 지구에서 최고의 생존 성공담을 자랑하는 동물은 개미와 인간이다. 두 생명체의 공통된 특성은 유별날 정도로 사회적이라는 것이다. 한 개체로서는 그다지 탁월한 능력이 없지만, 서로 돕고 나누고 이용하는 복잡한 사회적 능력 덕분에 두 종은 지구에서 유례가 없는 성공 신화를 썼다. 인간의 지구 정복은 사회적 정복인 것이다.
- 행복감을 발생시키는 우리 뇌는 이처럼 사람에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사회적 경험과 행복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 일확천금을 얻는 것은 돈에 인생의 수갑을 차는 것과 같다
- 돈 이외에도 여러 ‘인생자원’들이 있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논리는 모두 비슷하다. 그것을 가능하면 많이 소유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 성공하면 당연히 행복해지리라는 기대를 하지만, 실상 큰 행복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살면서 깨닫게 된다. 그제야 당황한다. 축하 잔치의 짧은 여흥만을 생각했지. 잔치 뒤의 긴 시간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돈이나 출세 같은 인생의 변화를 통해 생기는 행복의 총량을 과대평가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행복의 ‘지속성’ 측면을 빼놓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미래를 과도하게 염려하고 또 기대하는 것이 우리 모습이다. 우리는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산다. 대다수 한국인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고등학생은 오직 오직 대학을 가기 위해, 대학생은 직장을 얻기 위해, 중년은 노후 준비와 자식의 성공을 위해 산다. 많은 사람이 미래에 무엇이 되기 위해 산다.
- 쾌감이란 생명체에게 일시적이기 때문에 추구하는 것이다. 일시적이지 않으면 우리는 그 쾌감을 다시 추구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사망한다. 즉, 뇌는 어떤 일에 대한 보상으로 쾌감을 선사하지만, 쾌감은 일시적이어야 한다.
- 쾌락은 생존을 위해 설계된 경험이고, 그것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본래 값으로 되돌아가는 초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적응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는 생물학적 이유다.
- 아이스크림은 달콤하지만 반드시 녹는다. 행복도 그러하다.
-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한다. 고급차, 집, 외모 등에 말이다.
- 행복해지려는 노력은 키가 커지려는 노력만큼 덧없다. 행복은 유전, 더 구체적으로는 외향성이라는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 유전의 힘은 강력하다. 평생 떨어져 자란 쌍둥이 삶의 유사성은 놀라울 정도다.
- 누군가를 어느 정도 ‘이미 행복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상당 부분 타고난 기질이다.
- 결국 사회성이 높은 사람이 더 행복하다. 나는 ㅈ됐다?
- 내향적인 사람들이여, 어색함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볼 필요가 있다.
- 뇌는 우리의 행복에 일말의 관심도 없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찾도록 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그것은 생존과 직결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뇌는 사람이라는 생존 필수품과 대화하고 손잡고 사랑할 때, 쾌감이라는 전구를 켜도록 설계된 것이다.
- 가장 빈곤한 인생은 곁에 사람이 없는 인생이다. 그의 겨울은 유난히 춥고, 베인 상처도 잘 아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행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주세요” “예쁘게 잘 살 테니 지켜봐주세요.” 뭔가 순서가 바뀌었다. 내가 운동을 하고 결혼생활을 하는 것은 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어서, 나는 위해서 운동도 결혼도 하는 것이다.
- 한국인들은 남이 볼 수 있는 화려한 겉옷을 인생에 덧입혀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극단적으로 사랑과 돈, 당신 인생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매우 간단하지만, 이 질문은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 과도한 물질주의와 행복 간의 마찰은 왜 일어날까? 그 이유가 중요하다. 호모사피엔스에게 다른 사람이 그토록 중요했던 이유는 생존 과정에서 타인의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즉, 타인은 나의 불충분함을 메워주는 절대적 존재였다. 하지만 약 3천 년 전 인류가 돈이라는 것을 만들어내면서부터 인간의 나약함을 보완해줄 수 있는 수단이 하나 더 생겨났다. 즉, 예전에는 생명 보호 장치가 사람뿐이었지만, 문명생활을 하면서부터 그 역할을 분담하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먹을 것이 떨어졌을 때 사냥 잘하는 친구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돈을 가지고 마트에 가면 된다. 돈은 사람에게 자기충만감이라는 우쭐한 기분이 들게 만들다. 돈이 있으면 “너희가 없어도 난 혼자 살 수 있어” 같은 느낌 말이다.
- 각자 인생의 ‘갑’이 되어 살아보자.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보다 내 눈에 보이는 세상에 더 가치를 두는 거다.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속뜻은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인간의 기초적 욕구(식욕)을 채워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는 선후가 바뀌었다. 금강산 구경을 하기 위해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 욕구(식욕, 성욕)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금강산 유람)을 한다는 것이다. 혁명적인 해석이다.
- 천문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수능 점수가 너무 잘 나와서 의대를 가는 학생들. 더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명분에 행복을 양보하는 습성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 행복해지기 위해 쾌락주의자가 되자는 말인가? 다소 그럴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처럼 자신을 집단의 일부로 생각할수록 행복의 쾌락적 부분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 그동안 우리는 내일이 없이 즐겁게 사는 여름 베짱이를 한심하게 생각하도록 세뇌받고 살았다. 두 가지 염려 때문에.
- 첫째, 쾌락주의자들의 즐거움은 저급해보인다.
- 둘때 그런 삶의 말로는 한심할 것이다.
-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다. 그것은 쾌락에 뿌리를 둔, 기쁨과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정서들이다. 이런 경험은 본질적으로 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철학이 아닌 생물학적 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행복에 대한 이해는 곧 인간이라는 동물이 왜 쾌감을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직결된다. 인간만큼 쾌락을 다양한 곳에서 느끼는 동물이 없다. 쇼팽과 셰익스피어도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쾌감은 먹을 때와 섹스할 때, 더 넓게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온다. 진화의 여정에서 쾌감이라는 경험이 탄생한 이유 자체가 두 자원(생존과 번식)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음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