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왜 사는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 : 목표 부재의 시대, 집단 무기력의 시대, 공허의 시대, 어정쩡과 겉핥기의 시대 (공허에서 충만으로)

깡칡힌 2023. 3. 29. 19:55

무기력: 치열하지 않음. 열정 없음. 어정쩡

아주 소수 빼고는 나머지는 치열하게 공부하지도 일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아예 안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치열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본인에게 할당된 자유 시간을 온라인에 소비한다. 자유롭지 못한 어정쩡한 세대.

 

오늘날의 10대부터 성인까지 다들 치열함을 잃어버리고 어정쩡하게 공부와 일과 취미를 즐기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내 주변인들 대부분은 집단 무기력에 빠진 걸지도 모른다. 물론 나도. 개인의 문제일까? 갑자기? 아니다, 문제의 원인은 사회 구조 때문이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그 문, 소위 말하는 인생 역전의 기회가 너무나도 좁아졌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 이리도 좁은 와중에 그 누가 열심히 살고 노력하겠는가?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본인이 스스로 차단하는 자기실현적 행동을 한 것이다. 그것이 집단 무기력의 원인이다. 사회 구조적 문제는 무엇일까? 고성장 시대가 끝나면서 가능성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너무 많은 돈이 풀렸다. 다시 과거의 꿈 같은 2년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앞으로의 세계는 열심히 해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잘 보이지 않는 세계다. 개인들은 마음속으로나마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이 사실을 느끼고 있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열심히 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럴 동기가 없다. 하지만 이런 유의 주장은 더 이상 부자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에 대한 합리화이자 도피일 수도 있다. 회사가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봤자 내 인생이 바뀌지 않잖아? 그러니 워라밸을 울부짖는 것인가? 부자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안 보이니 성인들은 적당히 삶을 즐기고 도피할 수 있는 워라밸를 떠들기 시작했고 허무, 무기력을 장착했다. 이 사회는 어디로 가는 건가? 학생은 스카이라는 목표, 성인은 부자라는 목표가 최초로 사라진 시대. 그래서 뭐가 사라졌다. 치열함이 사라지고 무기력이 장착된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 공허감

왜 치열하지 않으면 공허감이 드는가? 나는 패배의식에 빠져 있는 건가? 공허감을 없애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 큰 불행감으로 돌아온다. 공허감을 느끼면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과 감정으로 이어진다. 이 말이 거짓말 같은가? 둔감한 사람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공허감을 느끼는 개인들은 언젠가는 불행감을 느낀다. 왜 불행한 줄 아는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사용기한이 만료된 쿠폰처럼 그 기간이 지나면  시간이라는 재화는 환불이 안 된다. 즉, 비가역적인 성격 때문에 공허감은 불행감으로 바뀐다. 인생을 산다는 게 무엇인줄 아는가? 인생을 산다는 건 경험을 한다는 의미다. 경험을 한다는 것은 나의 두뇌에 오감으로 느낀 모든 감각을 저장한다는 의미이다. 내가 느낄 수 있었던 모든 감각을 손실 없이 두뇌에 저장하면 우리는 충만감을 느끼다.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에 우리의 뇌는 공허감을 느끼고 끝내 후회라는 감정을 우리로 하여금 느끼게 한다.

 

인생을 산다 == 경험을 한다(인생은 경험의 연속) == 두뇌에 오감으로 느낀 모든 감각을 저장한다(마음을 채운다. 만끽한다)

 

그렇다면 왜 공허하면 불행하다는 느낌, 후회라는 감정이 느껴질까? 우리는 유한한 시간을 사는 존재다. 오래 전부터 인류는 이 유한한 시간을 최대한 늘릴려고 노력했다. 그 중 한 가지가 종교다. 종교의 기본 논리가 무엇인가. 기독교나 천주교는 사후 세계를 주장하고, 힌두교는 윤회를 주장한다. 이들 종교를 믿는 이들은, 사후 세계나 윤회를 통해서 인간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연장하려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번식이나 본인이 설립한 회사체나 이념 또는 명예 등을 통해서 자신의 육체는 유한한 시간을 살다가 소멸하지만 자신의 근본, 즉 유전자나 이름, 회사체 또는 명예 등을 후세에 남김으로써 영원한 시간을 적금들려고 한다.

 

하지만 종교를 믿지 않거나 은행에서 입구컷을 당한 이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연장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유의 사람들은 유한한 시간을 최대한 압축적으로, '충만'하게 살려고 한다. 충만하게 살지 못하면, 열심히 살지 못했다는 감정이 들면 후회와 미련이 돌아온다. 그래서 이들은 후회나 미련의 감정이 들지 않게, 공허감을 충만감으로 인생을 채워야 한다.

 

인생이 낭비될까 ->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인생의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 공허 -> 인생 낭비감 -> 매일의 불행 -> 장기적 불행 => 후회/미련

 

너무 낭비된 인생이 많은데 인생은 누적되고 회복이 불가능하다. 후회와 불행. 누적되는 시간과 경험 매일매일의 공허감을 방치하면 후회와 미련으로 복수당한다. 방치하지 말라. 공허감을 충만감으로 바꾸어야 한다. 어떻게? 스스로를 기만을 해야할까?

 

## 대안1. "치열"하게 하라. 그냥 치열하게 하자.

결과에 집중하지 말고 오로지 과정에만 집중하자. 몰입하자. 이거 공부한다고 뭐가 바뀌어? 이런 거 생각하지 말고. 그냥 과정에만 집중해라.

이건 가스라이팅인가? 후련한 감각이 들면 된다.  매일 매일 그 순간의 경험. 돈은 부산물이다. 치열 == 100% 경험하기 위해, 오감/능력을 최대 투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아니요,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다. 하지만 이 시대의 대중들은 냉소, 허무, 적당주의가 몸에 뱄기 때문에, 성과도 안 나오는 나와 당신 같은 사람들을 비아냥 대며 조소를 아주 잘 포장해서 당신에게 보낼 것이다. 이건 노이즈다. 무시하자. 이겨내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다.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 나의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게 이 시대의 소시민의 생존 방식이다. 슬프고 안타깝지만 고개를 숙이고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다. 자살하지 않기 위해서.

 

후련감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감정이다. 공허는 너무나 큰 불행을 야기하고 충만감은 행복감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대안2. 치열하게 했는데 공허감이 안 없어진다면? -> 본질(Code)

근데 치열하게 하면 충말해야 하는데, 나는 치열하게 한 거 같은데 왜 충만하지 않을까? 치열하면 충만할 거 같은데 왜 공허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을까? 그 이유는 본질에 접근하지 않아서 그렇다. 아니 본질이라니? 충만감이란 본질에 접근하고 그 본질을 오로지 경험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치열하게 본질을 배워서 경험하고 충만감을 느껴야 한다. 차(TEA)의 본질은 다도(찻잎 따기에서 차를 우려 마시기까지의 차일 (茶事)로서, 몸과 마음을 수련하여 덕을 쌓는 행위)다. 더 본질적으로는 명상이다. 유튜브로 겉핥기를 중단하자. 멀어지라. 자극적이고 시간 소비성 콘텐츠로부터. 재미없는 콘텐츠를 봐야 한다. 본질은 짧은 시간 동안 느낄 수 없다.

 

부자가 되기 힘들다. 구조적으로 말이다. 결과를 보지 말라고 했다고 반드시 결과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냥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다보면, 하다보면 결과를 바꿀 가능성이라도 생긴다. 잘 들어라. 바뀐다는 게 아니다.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생긴다는 말이다. 슬프다고? 불쌍한 인생이라고? 맞다. 하지만 어쩌랴? 이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인데. 억울하면 금수저로 태어났어야 했는데, 나도 아주 안타깝게 생각한다. 나 역시 꿈이 재벌2세였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 아빠와 엄마가 노력을 안 하는데? 또한, 아주 역설적이게도 성공을 무시해야 성공이 따라오고 결과를 무시해야 결과가 따라온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돈은 벌려고 하면 안 벌린다고, 오히려 돈 벌려는 생각 없이 임해야 돈이 따라온다고. 역설적이지 않은가? 어디,  당신은 불확실성에 베팅할 수 있는가? 나는 코인을 못하기 때문에 이 방법 외에는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좋다. 매우 추상적인 말들로 설명했지만 무슨 말 하는지 알겠다. 근데 비단 인생이란 자기가 좋아하고 의미있는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맞다. 나도 제발 그러고 싶다. 그런데 당신이 좋아하는 일 그리고 당신에게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이 뭐냐? 있다고? 매우 부럽다. 참 다행이다. 당신은 그 일을 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안타깝게도 없다. 우리나라는 몰개성, 좋아하는 게 없는 사회다. 슬프지만 좋아하고 의미있는 일이 없다면 그냥 현재 하는 일에 충실하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주어진 일에 치열하게 최선을 다하고 충만감을 추구하다 보면, 운이 좋겠도, 아주 운이 좋으면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에게 의미있는 일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발견하게 된다. 본질까지 경험하다 보면 자신이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걸 알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M1D-LuOKU2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