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식단에 대한 정리

깡칡힌 2023. 5. 2. 00:43

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이다. 동의하는 바이다. '뭘 먹든, 나는 젊으니까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음식에 대해 과소평가했다. 음식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의 행동이나 기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보자.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탄수화물은 그 근본이 당이다. 당은 중독적이다. 달기 때문이다. 인간은 단 음식을 좋아한다. 우리가 선택한 게 아니다. 단지 단 음식을 좋아하는 개체가 선택됐을 뿐이다. 수렵채집인이 생활했던 시기에는 단 음식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상관없었다. 단 음식을 인위적으로 생산하는 건 불가능했으며 말 그대로 채집만 가능했다. 채집할 수 있는 단 음식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설령 특정한 개체가 필요 이상으로 단 음식을 섭취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개체는 필시 먹는 양에 비해 활동량이 월등했기에 건강에 크게 문제는 없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어떠한가. 지금은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받는 위협은 상대적으로 적어보인다. 착각으로 밝혀질지도 모르겠으나 부분적으로 우리는 자연을 정복한 것 같다. 위협이 없다면 인간은 움직이지 않는다. 인간은 그 근본이 게으른 존재다. 이제 우리는 움직일 필요를 못 느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단 음식을 좋아하는 그 본능은 사라지지 않았다.

 

단 음식을 의도적으로 줄여야 할 필요가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움직이지 않고 본능에만 충실하다가는 당 과다 섭취 그리고 당 중독으로 내 몸이 병들 것 같다. 그래서 고민했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내 몸에 부담이 안 갈까? 나름대로 책도 읽고 검색도 해보면서 찾아본 결과, 채소과일식에서 답을 찾았다. 그게 뭐냐고? 말 그대로 채소과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다. 채소는 알겠는데, 과일도 주식이 될 수 있나? 과일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을 하나만 교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 한국인에게 과일이란 후식이라는 개념이 강하다. 우리에게 과일이란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식사를 끝내고 먹는 디저트였다. 하지만 이는 잘못됐다. 과일에는 건강한 당과 식이섬유 그리고 단백질 등 풍부한 영양소가 들어있다. 과일은 후식이 아니다. 우리 몸은 수렵채집인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수렵채집인들 중 살이 찐 사례를 나는 접해보지 못했다. 그들의 활동량이 많아서이기도 하겠으나. 그것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그들의 주식은 채소와 과일이었다. 수렵을 통해 고기도 섭취하기는 하였으나, 사냥은 매번 성공하지 않는다. 그러니 채소와 과일을 먹는 빈도가 더 높았으리라고 추측이 가능하다. 즉 원래 우리 몸은 채소과일식에 더 익숙하다. 우리가 먹는 인공식단(가공육이나 화학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은 산업화된 이후의 세계에서 생산된 죽은 음식이다. 화학첨가제가 들어간 음식이 몸에 좋을 리 없다. 더군다나,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기 위한 자극적인 음식이 너무 많다 보니 맛은 있을지 모르나 건강에는 해롭다. 모두 다 아는 얘기라고? 그런 얘기 누가 못하냐고? 맞다. 하지만 알고 있음에도 화학물이 첨가된 음식을 거부하는 게 왜 이리 어려운지. 이건 나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그래 일종의 편지다. 채소과일식을 하자. 나는 건강하게 살고 싶다. 내 몸을 다시 디자인하지 않는 한, 그때까지는 설명서에 적힌 음식을 먹으려 한다. 채소과일식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