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의 저작권은 온전히 내게 있는가.
내가 하는 생각의 저작권은 정말 나에게 있는 걸까. 무슨 말이냐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생각 중에 오로지 나의 사유만으로 생성된 생각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는 평소에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 유튜버에서 TV에서 책에서 그리고 뉴스 같은 매체에서 말이다. 우리가 정보나 지식을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거기서 흡수한 정보를 2차적으로 가공함으로써 우리는 또 다른 정보 매개체로 활동한다. 나 역시 책에서 습득한 정보나 멋진 표현들은 기록했다가 가족에게 잘난척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가만, 잠깐만 생각해보자. 이렇게 기록하거나 머릿속에 입력한 정보는 내 생각이 맞는 걸까? 선뜻 그렇다고 하기에는 양심이 찔린다. 이런 유의 정보는 저작권이 분명히 책의 저자나 제삼자에게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의 주장이나 근거를 기억해 두었거나(혹은 기록해 두었다가) 조금씩만 가공한 후 그대로 배출하는 것뿐이다.
이쯤 되면 내 생각이란 게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부모님으로부터, 주변 친구로부터 그리고 다양한 정보 매체로부터 받아들인 생각이나 정보들을 조합해 우리는 독자적인 사고를 '형성한다'고 흔히들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을 나의 생각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정말 내 생각이 맞는 걸까?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의 주제, 즉 내 생각의 저작권이 온전히 내게 있냐는 의문 역시 내 의문이 맞는 걸까? 나는 남이 품은 의문을 나의 생각인 양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 문제는 본질적으로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인가로 귀결된다. 수많은 정보에 둘러싸여 받아들여 형성된 생각들의 합은 과연 개별 생각들의 합보다 크냐는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 생각은 정말로 내 것일까? 아닐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