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가치
주식이든 코인이든 그 특성상 변동성이 다른 자산(e.g. 부동산, 채권) 대비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변동성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트레이더라고 불린다. 나는 트레이더란 직업에 대해 듣고 그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게 됐을 때 솔직히 말해서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 다음과 같은 의문 때문이다. "아니, 내가 예전부터 직업에 대해 배운 바로는 직업은 사회에 가치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받는 직업인데, 이들은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제공한다는 거지? 변동성?" 내가 배운 직업 그리고 노동에 대한 의의는 다소 이론적임을 인정한다. 사회는 이론으로만 흘러가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 누가 트레이딩에 재능이 있어 보인다고, 나에게 배워보지 않겠냐고 제안한다면 그 제안을 수락할 것이다. 현재로선 마땅히 이 세계에서 내가 돈을 벌(그것도 많이 벌) 뾰족한 방법이 지금 없기 때문이다. 즉 나의 이 비뚤어진 시각은 클루지일 가능성도 있다. 누군가 "너도 재능만 있으면 하고 싶은데, 재능이 없어서 단순히 그들을 시셈하는 마음에서 입에 발린 직업의 가치 운운하는 거 아니야?"라고 반문한다면 쉽사리 아니라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 것 역시 사실이다.
사실 내 의문의 근본적 질문은 다음과 같다. '직업이라면 비단 사회에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는 직업에 대한 당위성이 함축돼 있다. 즉. 업이란 모름지기 사회에 가치를 제공하느냐, 아니면 그럴 필요 없이 그 업을 통해서 이익 창출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느냐의 문제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다를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 주식 투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처음에 상장할 때, 회사에 자본금을 납입한 사람들은 회사와 동행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추추에 회사가 상장하고 2차 거래시장에서 주식을 매매하는 사람들이 무슨 가치를 창출한다는 걸까? 나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2차 거래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회사가 잘 될 거라는 바람 혹은 믿음 때문에 그 회사의 주식을 사준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회사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고, 나중에 이 회사가 M&A 등을 할 때도 높아진 자사 주식으로 인수 또는 합병이 가능하리라. 또한 혹시 회사가 어려워져 증자를 해야 할 상황이 생길 때 다시 회사에 자본금을 납입하는 사람들 역시 현재 주주들일 가능성이 높다. 즉 비단 내가 제시한 논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논리가 얼마든지 탄생할 있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는 분명 사회에 가치를 제공함에 틀림없다.
다시 원래 질문으로 되돌아가보자. 모든 직업이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가? 아니면 단순히 업으로 먹고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일까? 현실적으로 후자라고 생각하나 그러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