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

구미를 갔다.

어딘가 허전하고 뒤숭숭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해, 구미로 1일 간 추억 여행을 다녀왔다. 내가 태어난 곳은 안산이지만 워낙 어릴 때라 안산에서의 기억은 그리 강하지 못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사실상 구미가 고향이다. 동물의 귀소 본능 때문일까? 한 번은 구미에 가고 싶었다. 내가 살았고 많은 시간을 보낸 장소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막상 가려고 하니, 머뭇거려졌다. 변화를 회피하는 이 망할 놈의 두려움 때문이라고나 할까. (이런 결정을 하는데도 한참을 머뭇거리다니, 한심한 놈 같으니라고!) 금오산,, 내가 살았던 집,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내가 자주 갔던 거리, 그리고 식당.... 가보고 싶은 곳이 참 많았다. 노스탤지어를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별 볼 일 없는 현재를 위로하고자 과거의 즐거..

LifeLog/2023 2023.04.11

다른 세계 (2022-10-13-thur)

유럽 여행 2일차, 무사히 크루즈에 승선했다. 솔직히 떠날 때만 해도 우리 가족이 안전하게 승선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누나의 안내 덕분에 안전하게 승선할 수 있었다. 준비를 안 한 거 같았지만 길 안내부터 기차표까지 나름 준비를 많이 한 듯했다. 우리 가족은 누나가 그냥 가자는 대로, 이끄는 대로 따라 갔다. 나 역시 그렇다. 그렇게 하는 게 너무 편하기에 내 인지적 자원을 들이지 않고 그냥 앞 사람을 따라가면 답이 보이기에 그게 편했고, 그만둘 수 없었다. 내가 돌발 상황이 생기면 대응할 수 있을까. 누나는 그럴 경우 주변 사람에게 물어볼 수 있지만 나는 영어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말 걸기가 두려웠고, 외국인이 내게 말을 걸지 않을까 불안했다. 관광지의 직원이 환영한다. 이외에 추임새와 인사도 ..

LifeLog/2022 2022.10.26

방법 (2022-10-09-sat)

이제 가족과 유럽 여행까지 이틀 정도 남았다. 하지만 솔직히 준비를 너무 안 해서 불안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준비하고 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못해 넘치듯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여러가지 일을 핑계로 하지 않았다. '이 책만 읽고 하자.', '이 강의만 마저 듣고 알아보자' 등 핑계도 각양각색이다. 이렇게 불완전하게 준비했기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후회는 내 디폴트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내 지난 날의 행동을 반성 및 기록하기 위해서이다. 아마 유럽에 가서 예전의 시간을 소중히 하지 않은 대가로 '우리 중에 너가 시간이 제일 많이 남는데 그동안 뭐했냐고, 우리는 일 때문에 알아볼 시간도 없는데 너가 좀 알아보지 그랬냐고' 등 가족들로 하여금 비판 내지는 비난을 들..

LifeLog/2022 2022.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