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족과 유럽 여행까지 이틀 정도 남았다. 하지만 솔직히 준비를 너무 안 해서 불안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준비하고 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못해 넘치듯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여러가지 일을 핑계로 하지 않았다. '이 책만 읽고 하자.', '이 강의만 마저 듣고 알아보자' 등 핑계도 각양각색이다. 이렇게 불완전하게 준비했기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후회는 내 디폴트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내 지난 날의 행동을 반성 및 기록하기 위해서이다. 아마 유럽에 가서 예전의 시간을 소중히 하지 않은 대가로 '우리 중에 너가 시간이 제일 많이 남는데 그동안 뭐했냐고, 우리는 일 때문에 알아볼 시간도 없는데 너가 좀 알아보지 그랬냐고' 등 가족들로 하여금 비판 내지는 비난을 들을지도 모르겠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내 잘못이다. 아마 시간을 소중히 하지 않은 대가로 나는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됐는지 한 번 성찰해보자.
첫 번째로 여행 계획을 짜본 적이 없어서, 아예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몰랐다. 처음 개발 공부를 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비싼 시간을 아무런 성과 없이 소비하는 것처럼 나 역시 여행 계획을 어떻게 짜야하는지 노하우(know-how)나 노우왓(know-what)을 아예 몰랐다. 유튜브나 구글링을 통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한다더라 하는 방법 역시 찾아봤지만 숙달되지 않아서인지 감독받을 사람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으나 잘 되지 않았다. 두 번째로 내가 짠 계획을 피드백 받을 사람이 없었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가장 애로 사항이었던 게, 내가 그 지역의 지리를 잘 모르는 터라, 얼마 만큼의 시간이 소비될지, 즉 이동거리를 계산하는 게 상당히 제한됐다. 그래서 확인 받고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지만 아쉽게도(내가 노력을 안 한 게 크지만) 그럴 사람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올린 리뷰들은 대부분 특정 지역을 며칠 단위로 나누어서 여행한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는데, 우리는 크루즈를 타면서 여행하기 때문에 한 지역을 7시간에서 8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돌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 가족에게 맞춰서 계획한다는 게 나에게는 제한이 너무 컸다.
이번 여행 계획을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준비가 미흡했는지 후회와 그 이유를 간략히 적어보았다. 엄밀히 말하면 위 이유들은 핑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내가 비판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화 내지 말자. 내 잘못이니까. 내 분노로 인해 마지막일 수 있는 가족 여행을 망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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