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인간은 이기적인데, 왜 사회는 발전할까(발전해 왔을까)?

깡칡힌 2023. 3. 29. 20:20

인간이란 참 오묘한 존재다. 인간은 이기적이다. 타인보다는 나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내 이익이 침해되면 타인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전부터 궁금했다. 나를 포함한 인간은 본연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인데, 왜 사회는 번영했을까? 개개인이 이기적이고 본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본능이 있다면 나는 필히 사회는 유지될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그래서 이상하다. 그렇다고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아니다. 나를 보아도, 나는 매일을 내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왜 사회는 발전했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을까(지금도 발전하고 있는지는 내가 판단하기 애매한 점이 있다. 경험적으로 미루어 보아 발전하고 있다고 가정).  

 

한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는 인간의 협동이다. 협동이 무엇인가? 서로 힘을 합쳐서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즉, 서로의 이익이 배치되지 않고, 협동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이익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더 크다면 인간은 기꺼이 협동한다. 예를 들어, 혼자서라면 맘모스 같은 큰 사냥감을 잡는 데 한계가 있겠지만, 다수의 사람이 협동을 함으로써, 맘모스를 사냥하고, 그 보상을 서로 나눠가질 수 있다. 여기서 욕심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배신을 한다면 그 한 순간은,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겠으나, 추후의 사냥에서 그는 배제될 것이고 결국 음식을 구하지 못해 번식할 수 없을 것이다. 번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배신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이가 나올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지만 한편으로는 협력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가 발전한 것 아닐까? 하지만 동물들도 협력할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왜 동물은 인간들에 의해 먹이사슬에서 끌어내려졌는가? 물론 동물들도 협력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협력이 가능한 개체 수 의 차이가 있다. 인간은 언어라는 의사소통 도구를 개발함으로써 협력 가능한 개체 수를 증가시켰다. 대규모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은 아주 강력한 무기이다. 다굴만큼 무서운 게 없기 때문이다. 즉 인간은 언어라는 의사소통 도구를 이용해서 대규모 협력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협력의 규모 면에서 밀린 동물들은 먹이 사슬 구조에서 아래층으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다는 게 내가 내면화한 이론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다. 하지만 본인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을 때, 그리고 다른 개체들과 협력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때 그들은 협력했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개체 수는 늘어나고 사회는 발전했다. 그래 여기까지는 논리적으로 결함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를 대신해 희생하는 건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 자식을 위해 죽는 부모는 이해가 가능하다. 자식이라는 자신보다 젊고 튼튼한 육체를 가진 복제본이 자기 자신보다 더 생존 가능성이 미래에는 높기 때문이다. 이들을 살리는 게 종국에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라고 개인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유전자는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식이 아닌 모르는 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받친 이도 있지 않은가? 얼마 전에 미국에서 총기 사건이 있었을 때, 모르는 청년이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비단 그것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생판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진 뉴스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왜 그랬을까? 그럼으로써 희생한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이지? 그들이 자손이 없으면 자신의 유전자를 남길 수도 없을뿐더러 자식이 있다 하더라도 본인의 자식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보호자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 혹은 그녀는 왜 타인을 위해 본인을 희생할까?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아직 답변 가능한,논리적 결함이 없는 답변을 찾는 데 실패했다. 왜 그럴까? 어떤 동기 때문에? 좀 알려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