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1등의 함정

깡칡힌 2023. 3. 30. 15:14

오늘의 내 삶은 충만감으로 가득 차 있는가? 아니면, 적어도 충만감을 채우는 과정에 있는가? 적어도 어제처럼 공허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어제 빡세게 동기부여를 받아서 그런 걸까?

 

하지만 책을 읽을 때, 오랜 시간 몰입해서 읽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조금 읽고 어느 정도 많이 읽은 거 같은 '느낌'이 들면 나는 1등의 함정의 빠지고 만다. 1등의 함정이란 무엇인가? 내가 자주 빠지는 오류를 네이밍을 해봤는데, 괜찮은가? 앞의 고난과 모든 장애물을 남기고 결승선을 남기고 있는 1등을 상상해보자. 더 이상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 따위는 없다. 달리기만 한다면 1등은 따논 당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이 지점이 1등의 함정이다. 1등은 마음이 평화롭다. 물론 현실에서 1등은 추월당하지 않으려고 더더욱 노력할 수 있겠으나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조금 다른 1등이다. 즉, 자신이 승리했다는 자만심에 빠져있을 때 역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나의 책 읽기 과정으로 다시 되돌아가보자. 나는 어느 정도 많이 읽었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웹서핑이나 기타 다른 활동으로 나의 뇌에게 도파민을 공급해준다. 하지만 엄연히 말해서 나의 책 읽기는 끝난 게 아니다. 이런 단기 보상성 도파민 공급이 특정 단위 시간 동안만 이뤄지면 좋겠지만, 이런 유의 마약들은 존재 자체가 나의 시간을 빼앗기 위해 만들어진 녀석들이다. 즉, 나의 시간을 빼았는 데는 선수들이다. 나는 내 시간을 온라인 마약을 만들어낸 이들에게 빼았기고 있다. 그것도 내가 자원해서 말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려고, 마약들에 내 시간을 그만 빼앗기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내 시간은 내가 지키자. 너무나 소중한 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