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양자컴퓨터

깡칡힌 2023. 4. 30. 00:02

 양자컴퓨터에 대해 알고 싶어, 책 한 권을 가볍게 읽어봤다. 읽는 내내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약간의 현타가 왔다. 내가 지금 이 책을 읽는 동기는 무엇인가? 돈을 벌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정말 궁금해서인가? 솔직히 말하자면 양자컴퓨터가 미래 먹거리라고 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도 일주일에 1주씩 사고 있다. 그게 내 행동의 본질이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주식을 사는 걸까? 미래에 잘 될 거라고 해서? 근거는? 그냥 유명한 사람들이 그랬기 때문에? 내가 하는 것이 지금 도박을 하는 것과 차이점이 뭘까? 그런 내가 아빠에게 주식에 관해서 잔소리할 자격이 있는 걸까? 그래서 책을 구매했다. 조금이라도 알기 위해서. 주식을 도박으로 취급하지 않기 위해서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자컴퓨터를 이해하는 데 실패했다. 누가 그랬던가. 양자물리학을 이해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동의하는 바다. 양자컴퓨터는커녕 양자물리학부터 이해하는 데 매우 어려웠다. 어릴 때 물리학 기초 지식이라도 좀 쌓을 걸. 매우 후회한다. 하지만 성과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양자 컴퓨터가 무엇인지 그 본질이 이해하는 데는 실패했어도 적어도 맛보기 했기 때문에 다음에 접했을 때는 더 친숙하리라 생각한다. 

 

'양자컴퓨터' '양자물리학' 이렇게 내게는 다소 낯선 개념을 배울 때마다 기초 지식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AI 시대가 올수록 지식의 그 유통속도가 더 빨라지고 지식의 개별 가치는 떨어진다고들 하는데 맞는 말일 수도 있다. AI에게 좋은 질문만 던진다면 양질의 대답을 해주니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양자 컴퓨터에 대해 잘 설명해 달라고 아무리 좋은 질문을 던져본들, 물리학, 양자 등 그 기반 지식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면 문답무용이라 생각한다. 오늘 내가 그랬다. 책은 양질의 정보를 가성비 있게 설명해 주는 이 시대의 몇 없는 좋은 창구이다. 하지만 물리학과 화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내가 읽기에는 다소 어려웠다. 이미 저자가 이 정도는 알고 있겠거니 가정하고 양자 컴퓨터에 대해 설명하기 때문이다. 

 

기초 지식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보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더욱더 중요하다. 내 유일한 자산은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초지식을 배우는 데 내 시간을 투자할지, 아니면 웹툰이나 뉴스 같은 일회성 쾌락에 빠지는 데 내 시간을 할애할지. 선택은 내 몫이고 책임도 오로지 내 몫이다. 하지만 그 미래는 꽤 다르리라 생각한다. 공부하고 싶다. 어릴 때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게 내 콤플렉스라면 콤플렉스다.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자. 머리가 나쁘다고 탓하지 말자. 이미 바꿀 수 없으니.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그것이 내게는 끊임없이 배우는 것이다. 이런 세계에 태어나서 감사하다. (하지만 이 글을 마치고 다시 웹툰을 보러 갈 거 같다. 아아 그렇다. 인간은 이렇게 합리화의 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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