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2

부질없는 인생

깡칡힌 2022. 10. 30. 04:39

10월 31일 월요일이 할로윈 데이라서 이번 주에는 할로윈 파티가 이태원에서 3년 만에 마스크 없이 개최됐다(?). 코로나 이후에 첫 할로윈 파티라서 사상 최대 인원이 모일 거로 예상됐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러나 웬 걸, 어젯 밤 22시 경에 이태원에서 너무 많은 인파가 좁은 공간에 모여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10월 30일 04 기준으로 130명 가량이 사망하고 150명 가량이 부상을 당했다. 거기다 할로윈 파티의 특성 상, 20대가 가장 많이 참여했기 때문에 당연히 사망자도 2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희열과 두려움, 안타까움 등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왜 희열을 느꼈는가? 그것은 아마 내 꼬인 성정에 기인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친구도 없고 10년 이상 아싸로 살았기 때문에 내 성격 자체가 많이 꼬였다. 참 못났지만 그렇다. 그래서 내가 참여하지 않은 곳에 다른 사람이 화를 당하거나 좋지 않은 일을 당하면 묘한 희열을 느낀다. 그렇다고 사이코처럼 좋아하는 건 아니고.. 그냥 일종의 못난 질투심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사람은 잔인한 걸 보면 묘한 희열감을 느끼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여튼 어제 발생한 이태원 사고를 보면서 인생이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에 놀고 싶고 할로윈 고유한 문화를 느끼러 간 그들을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 운이 없다는 말 이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운이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운이 없다면 인생은 참 부질없는 거 같다. 그렇다고 염세주의로 가자는 건 아니지만 참 그렇다. 무섭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몇 자 적어봤는데 마음만 더 무거워지는 듯하다. 난 신이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삶이나 죽음에 대한 의미 부여는 그들의 주변 사람의 몫이기 때문에 그들은 말 그대로 어떤 의미도 없이 이 세상을 떠난 거다. 부질없고 두렵다. 나 역시 그런 죽음을 맞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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