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2

그냥 하루 (2022-10-28-fri)

깡칡힌 2022. 10. 29. 00:14

2주 간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도중 행복했던 순간, 분노했던 순간, 짜증나는 순간 등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지만 분에 넘치는 경험이었고 결과적으로 굉장히 행복했던 경험이었다. 강지희 씨에게 무시받아서 기분이 나빴던 순간도 많았지만 내가 준비 소홀이었고 능력 부족은 맞으니 할 말은 없었다. 아직도 강지희 씨에게는 열등감을 느끼고 있나보다. 여행은 어떻게 보면 나에게는 회피였다. 취업을 해야할 나이이고, 사회로 나가야 할 시기지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행 때까지만 나만의 시간을 보내자면서 회피했고, 결과적으로 보면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다. 나는 아직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고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막연히 1000억 정도 벌어서 떵떵거리면서 명예도 챙기며 살고 싶다는 야망만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전무하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다들 무언가에 열중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거 같고, 연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거 같은데 나만 이 세상에서 단절돼 살아가는 거 같아 우울한 요즘이다. 남에게 체면 세울 일이 있으면, 내 사회적 지위기 깎이는 게 싫어서 허세나 부리면서 포장이나 하고.. 언제부터 이렇게 초라해졌을까? 그냥 현실을 인정하고 부트캠프에 들어가서 코딩 교육 받으면서 취직 준비를 하면 내 마음이 나아질까? 내 행복과 가까와질까?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나 정신적으로 아마 미성숙한 그냥 생존만 한 인간인 듯 싶다. 하지만 시간을 계속해서 가고, 엄마, 아빠가 마련해줄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음을 안다. 좋든, 싫든 선택을 해야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예전 친구들과 훗날 대면했을 때 내 자존감을 보호하려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엄마도, 누나도 아빠도 내 힘으로 행복하게 만들고 싶고, 그들의 자아 실현을 돕고 싶은데 나한테 그럴 만한 능력이 있을까? 초조해지지 말자. 재수, 삼수할 때도 그랬지만 남들보다 1, 2년 늦어도 결승점에 빨리 다다르는 건 아무도 모른다. 내가 그들보다 늦게 출발하면 그들보다 오래 살면 그만이다. 생각해보면 난 항상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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