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번에 읽은 Insta Brain과 내용이 매우 흡사하다. 중독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인 Anna Lembke는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중독의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책은 그녀가 의사로 재직하면서 만났던 다양한 중독 환자들의 이야기다. 그들이 어떤 중독 증세가 있었는지, 이에 대해 그녀는 어떤 처방을 내렸는지, 그리고 거기에 더불어 그녀의 중독 경험 역시 등장한다. Insta Brain만큼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내용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전 책에서 배운 정보를 강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현대 세계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파민 중독에 빠져있다. 나 역시 그렇다. 우리는 눈 앞에 있는 달콤한 닭강정을 바로 먹지 않는 것은 매우 힘들어 보인다. 당신은 참을 수 있는가? 적어도 나는 아니다. 책을 읽는 와중에 카카오톡 알람이 울린다면 당신이 취할 행동은 무엇인가? 나는 바로 확인한다. 알림을 무시하고 읽던 책에 집중하는 건 나에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행동에도 나름의 논리가 근거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온갖 이유로 고도로 도파민을 야기하는 물질과 행동에 의지한다. 나의 경우는 그게 스마트폰이었다. 저자는 이런 도파민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나 역시 그녀의 주장에 동의한다. 내가 그 당사자이니 말이다.
도파민에도 좋은 도파민과 나쁜 도파민이 있다. 나쁜 도파민은 스마트폰의 푸시 알림처럼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유형의 도파민이다. 이런 유의 도파민은 어떤 노력 없이 우리에게 도파민을 제공하므로 그야말로 중독될 수 있다. 이는 우리 뇌의 도파민 보상 체계를 망가뜨린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어느 정도 고통이 필요하다. 고통을 느끼고 얻은 보상(도파민)이야말로 우리 뇌의 보상체계를 온전히 한다.
이 세상은 감각적으로는 매우 훌륭하게 구축되어 있지만 인과적으로는 빈약하다. 우리는 콜라를 먹는 즉시, 목에서 느껴지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지만, 콜라를 매익 먹으면 당뇨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이런 중독을 해결하고 싶다면 우리는 자신의 보상 경로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즉각적인 만족을 미루지 못하는 이런 내가 싫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원래 인간은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가 그렇게 생겨먹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중요하다. 이런 사실을 아는 것이. 인지하고 있으면 만족을 미룰 수 있다. 달리기를 하면서 느끼는 헥헥거림이나 당장의 배고픔을 잠시 동안 참는 고통. 우리에게는 이런 건강한(?) 고통이 필요하다. 이런 고통이 우리로 하여금 나의 보상 체계를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 테니 말이다. 우리는 고통 후에 쾌락이 온다는 것을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쉽게 잊는다. 나 역시 그렇다.
- 끊임없는 쾌락 추구(그리고 고통회피)는 고통을 낳는다.
- 회복은 절제로부터 시작된다.
- 절제는 뇌의 보상 경로를 다시 제자리에 맞추고, 이를 통해 더 단순한 쾌락에도 기뻐할 수 있도록 한다.
- 자기구속은 욕구와 소비 사이에 말 그대로 초인지적 공간을 만드는데, 이 공간은 도파민으로 과부하를 이룬 지금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다.
- 약물 치료는 항상성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로 고통을 해소함으로써 읺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 고통 쪽은 자극하면 우리의 평형 상태는 쾌락 쪽으로 다시 맞춰진다.
- 고통만 추구하는 것도 중독될 수 있다. 고통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 근본적인 솔직함은 의식을 고취시키고, 친밀감을 높이며, 마음가짐을 여유있게 만든다.
- 친사회적 수치짐은 우리가 인간의 무리에 속해 있음을 확인시킨다.
-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세상에 몰임함으로써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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