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자기계발서다(솔직히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굉장히 희망찬 메시지만 주창하기 때문에 읽는 도중에는 '그래,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이 들게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알맹이가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기 때문이다). 제목 마케팅에 이끌려서 산 감이 없잖아 있지만, 여타 다른 자기계발서에 비해 가독성도 좋고 좋은 얘기도 많이 하기에 읽을 가치가 있다. 저자는 스스로를 악인으로 규정한다. 다소 마케팅적인 요소가 가미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악인은 세상이 덧쓰운 착한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착한 사람이란 무엇인가? 아니 그전에 세상이 덧씌웠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 전반에서 지배적인 사상이나 사고(思考)에 노출돼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상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말하면 자본주의 같은 게 있을 수 있으나, 꼭 거기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여기서 말하는 사상이란 사회 전반적으로 '비단 이렇게 살아야 해 ' 혹은 '이건 기본 아니야?' 등으로 우리에게 무언의 압박을 주는 아이디어를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갓생, 미라클 모닝, 감사일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나는 많이 들어봤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책 등 각종 미디어에서 언제부터인가 이런 키워드들이 많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압박을 주기 시작한다. '미라클모닝을 해야 남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 '감사일기를 쓰면 하루가 풍요로워진다', '월 1,000을 향한 갓생 살기!' 등 소비자들이 욕망을 자극하는 문구와 함께 그들에게 이렇게 살기를 강요한다. "미디어에서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게 무슨 강요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분명 거기에 노출돼, 스트레스를 받는 개인이 있으리라. 그렇게 살지 않으면 뒤처질 거 같은 두려움을 그들은 자극한다. 저자 역시 이런 압박에 노출돼 미라클모닝을 몇 주간 해봤다고 한다. 효과가 있었냐고? 그럴리가! 효과는커녕 오히려 삶의 패턴만 망가졌다. 미라클모닝 같은 수단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그걸 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듯 호도하는 미디어나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 압박을 나는 착한 사람 프레임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저자는 그런 의미에서 악인이 돼기로 했다. 감사일기를 썼더니 인생이 바뀌었나? 오히려 안 좋은 상황을 자위하는 초라한 나만 볼 수 있다. 미라클모닝을 했더니 삶이 나아졌나? 아니, 오히려 더 피곤하기만 하다. 사회가 강요하는 착한 사람이 되지 말고, 악인이 되자.
## 사실 책 자체는 읽기 쉽게 쓰였지만 나의 요약 능력 부족으로 전체 내용을 포괄하는 요약은 불가하다. 그래서 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내용만 몇 가지 적도록 하겠다.
1. 부모는 장애물이다.
굉장히 패륜적인 표현이다. 부모가 장애물이라니? 하지만 나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 나에게 부모란 나의 삶의 터전,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먹고 살게 해준 아주 아주 고마운 존재지만, 현재는 내가 자립하는 데 장애물이다(엄마, 아빠 미안해). 그들이 나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따뜻한 밥과 안락한 공간을 제공한다. 왜? 본인들의 유전자를 지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그들의 지원이 나는 너무 편안하고 안락하다. 그래서 떠나고 싶지 않고 이 쾌락 속에서 빠져 살고 싶다. 영원히. 하지만 사람이란 비단 자립을 해야 어른이 되는 법. 배고프지 않고 도전 정신이 없는 한 사람의 인간이 지금의 나이다. 부모가 아니라 너 정신 상태가 썪어빠져서라고? 잘하는 사람은 잘 한다고? 맞는 말이다. 내가 덜 떨어져서도 맞다. 하지만 사자는 새끼를 절벽으로 떨어뜨린다고 한다.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인간 사회에서 사자 같은 부모는 환영 받기 힘들지만, 너무 과보호하는 것 역시 아이의 사회화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회화가 덜 되었고, 이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증명을 하지 못하였다. 벗어나야 한다. 안락한 부모의 곁으로부터. 그리고 증명해야 한다. 내가 이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2. 글쓰기와 책읽기
저자가 내용 중간, 중간마다 강조한 내용이다. 글쓰기와 책 읽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덕분에 내가 이 시간에 쾌락에 몸을 맡기고픈 욕망을 억제하고 글을 쓰고 있다. 발전하고 싶으니까. 성장하고 싶으니까 말이다. 개떡같은 실력인데도 불구하고. 쓰다보면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미련한 소망을 품고 말이다. 저자 역시, 별볼일 없는 현재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을 혁명하기 위해 사용한 도구는 글쓰기와 독서라고 한다. 나 역시 내 별볼일 없는 현재를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 그들의 길을 따라가고자 한다. 아쉽게도 나는 독서 자체를 즐기는 인간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독서나 글쓰기를 하는 데 매우 저항이 강하다. 다 때려치우고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나아지고 싶다는 욕망이 쾌락 속에 빠지고 싶다는 욕망을 이길 때가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한다(완전히 이기는 건 불가능한 듯?). 숨을 쉬듯이 내 삶의 일부로서 독서나 글쓰기를 하는 게 아니더라도 목적성을 가지고 읽고 쓰다 보면 조금이라도 내 삶이 바뀌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고 이 행위를 지속해나가고 있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가져가고 싶은 습관 1가지만 고른다면 나는 독서와 글쓰기를 택할 것이다(1개가 아니라 2개인가?). 이 습관은 만약에 내가 자식을 낳게 된다면 그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은 행위이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의 생각을 긴 시간 진솔하게 만날 수 있는 수단은 책이 유일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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