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대표님, 선생님, 사장님, 이모님, 학생, 저기요, 여기요

깡칡힌 2023. 4. 7. 11:05

## 밖에서의 호칭

우리나라는 호칭이 참 많다. 사장님, 이모님, 선생님, 대표님 등등. 뭔 놈의 호칭이 그리 많은지 원. 적응하기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렇다고 처음 본 사람을 부를 수 있는 단어가 명확하게 있는 것도 아니다. 보통은 ["저기요", "여기요"] 정도로 통일한다. 나도 식당 갈 때 항상 고민한다. 일하시는 분에게 아줌마라고 하면 뭔가 예의가 없어 보이고, 그렇다고 사장님이라고 하기에는 누가 봐도 종업원이다. 종업원님? 매니저님? 어쩐지 뭔가 어색하다. 결국 이런 고민이 돌고 돌아 그냥 여기요나 저기요로 통일된다. 자, 그럼 식당 밖으로 나가보자. 처음 본 사람을 가리켜야 하는데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당신? 너님? 참아라. 상대방에게 좋은 소리 못 듣는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선생님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나는 요놈의 선생님이란 단어가 참 못마땅하다. 학생이었을 때도, 백수였을 때도, 회사원이었을 때도, 처음 본 사람 앞에서 우리 모두는 선생님이 된다. 선생님이라... 논리적으로 설명은 못하겠는데 왠지 모르게 불만족스럽다. 처음 본 사람을 가리킬 수 있는 쿠션감 좋은 단어가 어디 없을까? 선생님은 쿠션감이 없고 딱딱하다. 유교적인 색채가 강하다.

 

## 집단에서의 호칭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어떤 사람을 지칭할 때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가 반영될 수 있는 호칭을 선호하는 경향이 예전부터 있었다. 예를 들어, [김 변호사, 이 부장, 강 사장, 김 교수] 같은 호칭들 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사회적 지위를 내려놓은 이후에도 그 사람을 가리켰던 사회적 지위 중 가장 나은 걸 다시 건네준다. [전 의원, 전 대표, 전 대통령, 전 사장, 전 부사장] 등으로 말이다. 그냥 이름으로 부르면 안 되는 걸까? 노무현 씨, 문재인 씨, 박근혜 씨, 윤석열 씨 이렇게 부르면 왜 우리는 예의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까? 사람을 부를 때 꼭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접미사로 붙여야 하나? 그게 나쁜 거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나쁘다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에 있어 쓸데없는 비효율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사람인 채로 대우받고 싶다. (요즘은 기업들에서 직위를 없애고 '님'이나 '씨'로 바꾸고 있다고 한다.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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