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팔고 없지만, 과거에 차를 소유하고 있었을 때, 내게 카센터를 가는 건 꽤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행동이었다. 정비 공임비의 가격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카센터 주인과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나는 워낙 내성적인 성격 탓에 협상에는 재능이 없다. 때문에 주로 손해를 보는 쪽은 내가 된다 이 카센터를 가면 5만 원 받던 수리비가 바로 옆 동네 카센터를 가면 12만 원으로 널뛰기를 해버린다. 바로 이 가격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나는 카센터를 신뢰하지 않았고, 카센터에 가기 전 네이버에 공임비의 대략적인 가격대를 숙지한 후에 카센터에 갔다. 부르는 게 값인 자동차 정비 공임비 때문에 나의 아빠도 카센터 주인과 꽤 많은 마찰을 빚은 건 안 비밀.
얼마 전에 자동차 정비 공임비 관련 기사가 나와서 읽은 적이 있다. 거기에는 한 플랫폼이 등장하는데, 그 플랫폼은 자동차 정비 공임비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부분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도 이뤘다고 한다. 사실 자동차 정비야 내가 일 년에 하면 몇 번이나 하겠는가. 그래서 나의 기본 마인드셋은 '그냥 하루 재수 없고 말지'였다. 하지만 이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느낀 불편을 다른 사람 역시 느낄 거라 생각했고 행동했다. 이 세계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비효율성을 찾아야 한다. 인간은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 인간들이 이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역시 반드시 비효율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손주은 씨는 대한민국 최고의 강의를 강남의 극히 일부 학생들만 들을 수밖에 없는 게 비효율적이라 생각했고, 온라인 강의를 통해 비효율성을 해결했다. 물론 비효율성을 발견하는 건 매우 어렵고 운도 적잖게 필요하다. 하지만 그걸 발견했다고 한들, 실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기사를 보고 나는 꽤 반성을 했다. 마음 속으로는 부자가 되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면서, 정작 세상의 비효율성이 눈앞에 있을 때 나는 외면했다. 만약에 비효율성을 발견했다고 한들, 나는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행동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용기의 비용은 어떤 사람에게는 매우 저렴하지만 나에게는 매우 비싼 자원이다. 과연 내가 그들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 선뜻 '그렇다'라고 말이 나오지 않는 건 왜일까. 행동하는 이들이 난 참 멋지고 대단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