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내 생각이란 게 존재하는 걸까.

깡칡힌 2023. 4. 14. 00:57

내가 가진 생각은 오로지 나만의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무슨 말이냐고?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생각들은 책이나 유튜브 그리고 TV에서 본 생각들의 집합체이다.  즉, 나는 타인의 의견을 내면화하고 그들의 생각 집합을 내 생각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개별적인 주체들의 합은 전체에 지나지 않을까? 아니면 전체는 각 개체별 합보다 큰 복잡계일까. 만약 전자라면 내 생각들은 수많은 타인의 생각들의 모음집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게 의미가 있는 걸까. 어차피 나는 그들의 생각을 내면화하고 있는 것뿐인데. 그렇다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나의 논리는 허점이 있다. 각 개인들의 생각이 수많은 타인들의 생각의 합에 지나지 않는다면 인류는 발전할 수 없어야 하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자동차, 스마트폰, 세탁기 이런 제품들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을까? 이런 제품들을 고안해 낸 아이디어는 이미 다른 사람이 했던 것인데 말이다. 진작에 등장했어야지? 아니면 이 아이디어는 고안해 내자마자 제품으로 구현되어 내 눈앞에 있는 것인가? 즉,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한 게 이번이 처음이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수많은 아이디어를 하나로 짬뽕시켰기 때문에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었던 걸까? 음, 아직 결정하기는 조금 섣부른 거 같다. 만약 개인이 가진 생각들이 그가 내면화한 타인들의 생각의 합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세계가 진보하고 있는 거라면 답은 후대 사람이 한 거라곤 여기저기 흩뿌려진 정보와 지식들을 중앙에 모은 것밖에 없다. 지식과 정보를 한 곳에 모임으로써 새로운 정보와 지식 그리고 제품이 탄생하는 거라면 이것도 나름대로 말이 되는 듯하다. 하하, 그래서 결론은 내 생각이란 존재하는 걸까? 지금 이 글에서 노출되고 있는 나의 고민 타인의 고민에서 기인한 것뿐일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