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길거리에는 위 사진과 같은 배출용 음식물 쓰레기가 많다. 그리고 보는 바와 같이 미관상 매우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럼 쓰레기가 보기 좋은 게 있냐?"라고 물을지 모르겠으나, 음식물 쓰레기는 그 특성상 수분이 많아, 배출 봉투에 훼손이라도 된다면 안에 수분이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거리가 오염된다. 위 사진의 거리 주변도 노출된 음식물 쓰레기 수분 때문에 인도가 상당 부분 오염되었다. 그래서 주위를 걷다 보면 악취는 물론이고 발을 디디는 것도 꺼려진다. 오염된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보행자로 하여금 꽤나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정녕 저런 식으로밖에 배출할 수 없는 건가?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요즘 들어 많이 하게 된다.
위 사진을 봐라. 봉투에 송곳으로 작은 구멍만 뚫어도 음식물 쓰레기의 수분이 줄줄 세지 않겠는가? 그리고 저걸 수거하는 이는 얼마나 불쾌할까? 솔직히 내가 배출 시스템에 전혀 무지하기 때문에 대안은 없다. 하지만 내 삶에 영향을 주는 문제이기에 관심이 생긴다. 모든 자영업자가 전부 저렇게 버리는 건 아닌 듯하다. 어떤 곳은 따로 배출통을 만들어서 그 통에다 배출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저렇게 봉투로 버리는 게 효율적이라고 지자체는 판단한 것일까? 추측해보건대, 저렇게 종량제식으로 하는 이유는 음식물 종량제 봉투에 쓰여있듯이, 음식물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취지가 반영됐으리라 생각한다. 요즘 아파트에 사는 이라면 대부분 음식물 배출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 않은가? 그 기계에 비밀번호나 세대마다 부여 받은 카드를 인식시킨 후에 우리는 음식물을 배출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음식물 처리 비용을 각 세대 수가 버린 무게만큼 부과함으로써 조금이라도 처리 비용을 절감시키기 위함이리라. 음식물 종량제 봉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을 버리게 함으로써 버리는 사람으로 하여금 음식물 배출을 최소화시키려고 도입한 제도일 터, 그런데 그것 때문에 거리가 오염되고 있는 문제도 조금은 생각해달라! 음식물 처리를 줄이는 거대한 어젠다에 비하면 내가 제기하고 겪는 불편은 너무나 작은 불편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음식물 종량제 봉투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걸로 보아, 불편을 겪는 사람이 적거나 아니면 나와 같이 잠깐 불편해하고 민원을 제기할 만큼의 불편의 크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나도 마찬가지다.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나의 행동은 이곳에다 불만 어린 글을 싸지르는 것. 딱 여기까지다. 정말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선하고픈 욕구가 있다면 지자체에 문의를 하거나 본격적으로 알아볼 텐데 그 정도까지의 열망이 나에게는 없는 듯하다. 문제의식을 느끼며 깨어있는 시민인 척하는 게 나의 욕구일지도 모르겠다. '남들과 달리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얘기할 줄 아는 시민이야!' 라고 자위하고 있는 게 현재의 내 모습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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