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지는 쓰레기다. 그거 하나만은 확실하다. 도서관에서도 잘 읽는 책을 집에서 읽을 리가 없지 않은가. 카페에서도 하지 않는 공부를 집에서 할 리가 없지 않은가. 집에는 내 시선을 사로잡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중에는 나의 아빠도 포함된다. 나의 아빠는 흥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집에서는 주로 TV를 보고, 음식에 대한 먹성도 꽤 대단하다. 덕분에 집에는 당이 많이 함유된 음식, 소위 살찌는 음식이 많이 즐비해 있다. 나는 나의 아빠에게 요구한다. 집에 이런 것 좀 사놓지 말라고. 그러면 나의 아빠는 대꾸한다. 내가 먹으려고 샀다. 싫으면 안 먹으면 될 거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내가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지 나의 아빠가 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의지력이 강한 인간이라도 환경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하루 이틀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욕구를 억제하는 데는 굉장한 인지 자원과 스트레스가 수반된다. 그래서 의지로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함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제한이 있다면? 따로 독립해서 살면 아빠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겠다만 아쉽게도 내가 독립 가구를 차릴 만큼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다. (일하면 되지 않나?) 부모님 집에서 얹혀사는 것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할 지경이다. 큰일이다. 이렇게 대책 없이 그의 영향력 아래에 살다가는 내 체중은 다시 불 것이고, 아빠가 틀어놓은 TV에 내 시간도 많이 뺏길 것이다. 집에 최대한 늦게 들어와야 하나? 집은 잠만 자는 곳으로 설정해야 하나?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만, 그것 역시 쉽지 않다. 집에 가서 아무것도 안 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니까 말이다. 아직 먹고살 만 한가보다.
#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설정해야 한다. 인간의 의지는 믿지 마라. 쓰레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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