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시 거래를 한다. 식당에 가면, 우리는 음식을 제공받고 그에 따른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 거래는 거래당사자들이 서로에게 이익이 될 때 발생한다. 나는 음식을 제공받는 게 지불하는 돈보다 더 큰 가치를 내게 준다고 생각하여 식당 사장님에게 돈을 지불하고 반대로 식당 사장님은 음식을 제공하고 받는 돈에 더 큰 가치를 두어 나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따라서 거래는 당사자들끼리 이익이 될 때 성사된다.
하지만 내가 고민인 지점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개입된 거래일 때다. 흔한 경우가 자산을 거래할 때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부동산을 구매한다고 하자. 매도인은 그 부동산의 가치보다 내가 지불하는 돈의 가치가 더 크기에 팔려고 할 것이고 나 역시 지불하는 돈보다 부동산의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해 구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만약 사전에 정보를 얻었다면 어떨까? 내가 구매할 부동산 바로 앞에 지하철이 뚫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부동산의 가치는 발표와 동시에 몇 배로 뛸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거래 당사자인 상대방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만약 그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이 가격에 부동산을 내게 넘기지 않을 것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사실을 알려줄 의무는 없다. 나에게 이 정보의 비대칭성은 내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자, 이 거래는 적절한 건가? 솔직히 매수인을 비난하기가 쉽지 않다. 정보 수집도 능력이라고 하면 뭐 그런대로 수긍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꺼림칙한 것도 사실이다. 거래 상대방이 이 사실을 알면 과연 받아들일까? 당신이 몰랐던 걸 왜 내 탓이라고 하냐라고 주장하면 그(그녀)는 순순히 받아들여줄까?
만약 해당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했다면 어떨까? 그럴 경우는 가치 판단이 조금은 쉬워진다. 멀리 가지 않아도 주식 거래를 할 때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얻으면 불법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비대칭성은 불법적으로 수집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용인이 가능한 걸까? 흠, 어렵다.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불법적으로 수집한 정보가 아니더라도 이 사실을 상대방이 추후에 안다면 분명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다. 하지만 나는 분명 이런 정보가 내게 온다면 십중팔구 이 비대칭성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할 것이다. 나는 도덕적인 척 하지만 종국에는 내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매우 이기적인 놈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