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생산적으로 보냈을까, 의미있게 보냈을까.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들어준 시간을 나는 헛되이 보내지 않았는가. 항상 실제로 그러지는 않으면서도 시간을 허비한 느낌이 들면 잠이 들기 전에 죄책감에 빠진다. 오늘 하루도 책을 찔끔 읽고 생산적인 활동을 조금이나마 했다는 기분과 함께 나머지 시간은 쾌락에 내 몸을 맡겼고 짧은 시간 동안 쾌락을 즐겼고 나중에 이성이 돌아오고 나서야 후회하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생각해보면 내 삶은 항상 이런 순간의 반복인 거 같다. 나는 아직도 부모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링크드인에 보이는 사람들은 나보다 어림에도 불구하고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자기만의 삶을 자유롭게(?) 아니, 그래도 본인이 책임지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 삶을 책임질 힘이 아직은 없다. 내 삶은 부모로부터 독립돼 있으며 내 시간 역시 부모의 희생 덕분에 나옴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기회를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곳에 쓰지 못하고, 오로지 내 개인적이고도 순간적인 쾌락을 위해 단순히 시간을 떼우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가면 내 미래는 아마 정해질 것이다. 그냥 저냥한 노동자가 되어 그냥 저냥한 자원을 획득해 죽지는 않겠으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지는 못할 것이다. 알고 있음에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에 주저하고 방법을 모르기에 그냥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고 어제와 똑같이 살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삶이 달라지길 원하는 건 정신병 초기 증세이다. 그렇다. 나는 정신병 초기 증세일지도 모른다. 막연히 나아지겠지라는 희망만 가지며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 바뀔 수 없다. 아니 설령 바뀐다 하더라도 그 변화는 왔다가 바로 내 손에서 모래알처럼 사라질 것이다. 아직 변화할 준비가 안 됐기에. 나는 신체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정신은 미성숙하고 어리다. 나는 단순히 생존하고 있을 뿐 살고 있는 게 아니다. 생존만 하는 삶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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