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2

2022.10.02 Sat.

깡칡힌 2022. 10. 2. 13:31

성향 (13:20)

어제는 치팅 데이로 하루 종일 놀았으니, 금일은 뭔가 열심히 한다는 느낌, 시간을 헛되이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 도서관에 다시 왔다. 역시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고 북적스럽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라는 책을 오늘 다 읽으려 하였으나, 쉽지 않을 듯하다. 잘 읽히지도 않고 약 2주의 텀을 들여서 읽은 터라 앞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도 않는다. 이 책을 마무리 할 때 즈음이면 난 이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난 왜 이 책을 읽는 걸까. 아마 주식 투자로 돈을 벌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주식 투자를 잘 할 성향이냐고 묻는다면 꼭 그것도 아니라고 하고 싶다. 재무 정보를 읽을 눈도 없는 상태에서 투자했고 손해를 봤다. 지금까지 내 삶을 조망해보건대, 나는 노동자로 살 성향도 아니고 투자자로 살 수 있는 성향도 아닌 거 같다. 이걸 성향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일단 몇 번 해본 결과 현 시점에서는 크게 재능이 없다고 판단내렸다. 그렇다면 기업가는 어떠한가. 나는 세상에 멋진 서비스를 내고 싶은 게 아니다. 단순히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존경을 받고 싶은 거다. 그에 더불어 도덕적인 돈을 벌고 싶은 뿐이다. 세상 모든 기업가들이 이렇게 시작했을까? 그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 '내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겠다.' 내지는 '세상 사람들의 편익에 일조하겠다.' 같은 원대한 꿈으로 시작한 이들도 많던데, 나는 내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기업가가 되고 싶은 거 뿐이다. 이런 내가 자격이 있을까. 아니 자격이 있기 전에 그럴 능력이 있는 걸까.

애플이 신입사원에게 보낸 편지

"세상에는 그냥 그런 일이 있고, 인생을 걸고 도전 해 볼 만한 두 종류의 일이 있음. 월급을 받아서 편하게 살기 위해서 하는 그런 종류의 일 말고, 당신의 업적이 남는 일.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서 타협하지 않고... 주말에도 희생하는 그런 종류의 일. 그런 일들을 애플에서 할 수 있다. 어디에서도 할 수 없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애플에 온 걸 환영한다."

나는 어떤 종류의 일을 하게 될까?

꿈 (다음 날, 00:01)

나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걸까. 문득 해외 축구를 보면서 오픈 카카오톡에서 취업 관련 대화를 나누는 이들을 보고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미묘한 기분이라기보다는 불안함이라는 감정이 들었다. 저들은 나보다 나이도 어릴 텐데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는 뭐하고 있나. 뭔가 대단한 비전이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9일 후에 떠날 유럽 여행 다녀온 이후에 열심히 살자고 나름 자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간을 너무 헛되이 사용하고 있는 거 같다. 내 자신의 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내 가능성을 제한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갈 갖고 싶다는 욕망은 많지만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은 하지 않는 인간. 나 같은 인간은 세상에 너무 많을 것이고 나도 대부분의 사람처럼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시간을 소비하고 나이가 들어 죽을 것이다. 그게 내 삶의 스케줄이다. 예상된다. 이렇게 살다가 죽는 게. 아니면 내 삶은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행위가 내 가능성을 제한시키고 있는 걸까? 잘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글을 썼다고 해서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쓰고는 있지만 나아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불안한 감정이 들 때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나와의 수준 차이를 비교하고 별 차이가 나지 않으면 현실에 안주하고 자위한다. 이게 내 삶의 패턴이다. 난 다른 사람 앞에서 당당해질 만큼의 능력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결과만 바라는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 과정 없는 결과는 있지 않음에도 알고 있음에도 그걸 달성할 자신이 없어 그 과정을 거칠 자신이 없는 나머지 계속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있다. 한 번 정신이 들어서 나와도 관성에 의해서 다시 현실로부터 도피해서 컴포트 존으로 들어가버린다. 언제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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