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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

깡칡힌 2022. 11. 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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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마침 삶의 의욕도 떨어졌겠다, 환경을 걱정하는 지성인 코스프레도 하고 싶겠다, 온라인 서점에서 무지성으로 책을 구매했다. 나는 평소에 환경에 대한 관심도 많았지만 일상 생활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작게나마 실천할 만한 방법이나 정보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분리수거를 깔끔히 한다거나, 전기를 아껴쓴다거나, 물을 아껴쓴다거나 하는 옛날부터 어른들한테 들은 정보를 기반으로 행동을 하고 있었고, 이런 실천들이 환경을 보호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조금 더 구체화시키고, 내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 중 가장 와닿는 부분은 깨끗한 전기를 생산하지 않는 한, 전기차 같은 탈이산화탄소 정책은 큰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 주장에 공감했다. 탈 이산화탄소를 위해서 화력 에너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변하고는 있지만, 그 전기차를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전기 자체가 현재도 화력에너지(석탄, 석유, 천연가스)로부터 생산하고 있다면, 큰 모순 아닌가? 빌 게이츠 역시, 전기차로 가는 패러다임은 맞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화력 에너지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원자력, 수력, 풍력 등)으로 100%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는 깨끗한 전기를 생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0년을 기준으로 인류는 약 510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고 한다. 솔직히 책을 다 읽은 이 시점에서도 이 수치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아직 내가 가진 정보의 틀 내에서는 잘 모르겠다. 이 배출량 중 대략적인 비율은 다음과 같다.

  1. 무언가를 만드는 것(시멘트, 철, 플라스틱 등) -> 31%
  2. 전기(전력 생산) -> 27%
  3. 무언가를 기르는 것(식물, 동물) -> 19%
  4.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비행기, 트럭, 화물선) -> 16%
  5. 따뜻하고 시원하게 하는 것(냉난방 시설, 냉장고) -> 7%

솔직히 위 수치를 보고 좀 막막했다. 내 사고의 틀에서는 그냥 전력 생산 필드에서만 혁신을 이뤄낸다면, 기후 위기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심 생각했지만, 전력 생산이 온실가스 배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1등이 아니라는 점에서 충격이었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우리 삶의 전반적인 영역을 충격적인 정도로 개조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내렸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여름)에 내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것 역시 앞으로는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온실가스 감축으로는 안 된다. 그건 시간을 버는 효과는 있을지언정, 이미 방출된 온실가스로도 충분히 재앙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요는 온실가스 방출 zero로 가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지구적 협력이 필요할 텐데, 가능할까? 부유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불편을 감수하려고 할까? 그런 도덕심을 가진 이가 몇이나 될까. 나는 솔직히 조금 회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