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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Atomic Habits, James Clear)

깡칡힌 2022. 12. 3. 15:59

atomic_habits

나는 자기계발 관련 도서는 예전부터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주로 읽는 경제나 인문학 도서보다 하는 얘기가 추상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내 상황에 적용시킬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한 마디로 별로 공감이 안 되었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오면서 크든 작든 어떤 목표를 성취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요즘 들어 성과를 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졌다. '어떻게 하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하다보니 이 책이 눈 앞에 있었다.

언젠가부터 내가 소비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 짧게는 1시간, 길게는 하루. 그리고 하루하루가 모여서 1년이 되고 1년이 모여서 10년, 그리고 이게 내 인생을 구성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 같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은 장기적으로 목표를 가져가는 걸 어려워한다. 단기적인 목표는 성과가 눈에 보이는데 반해, 장기적인 목표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 성과가 나오고 있는지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는 대부분 장기 목표이다. 그렇다면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 목표에서 성과를 내려면 내 삶을 나의 즉흥적인 감정이나 욕구가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어떤 결정을 갑작스럽게 하면, 그 결정에는 꽤 많은 인지적 자원이 투입된다. 이런 결정이 한 두 개면 괜찮을 텐데, 문제는 하루에도 수 십번 이런 결정을 한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에너지는 정작 투입이 필요로 하는 곳에는 투입되지 못하고 다른 곳에 투입될 가능성이 많다(우리의 인지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여기서 습관이 개입해야 한다. 습관(Habits)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들, 예를 들어, 이불을 개키거나, 목 마르면 물을 마신다거나 이런 게 습관 아닌가? 습관에는 인지적 자원이 필요하지 않는다. 어떤 행동을 처음 할 때는 나의 인지적 자원을 필요로 하지만, 그것이 반복되고 숙달되면 습관이 돼어서 무의식 중에 내 행동이 결정된다. 즉, 올바른 습관만 형성된다면 내 인지적 자원을 아끼는 동시에 나의 행동도 대부분 결정이 된다. 이런 올바른 행동들이 복리로 쌓여 시간이 지나면 종국에는 장기적 목표에 대한 괄목할 만한 성과로 돌아오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이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원자단위의 습관이 인생을 결정할 수 있다니. 하루만 잘못된 행동을 하고, 이후에 내 의지대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해서 10년의 시간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좋은 습관은 강화하고 나쁜 습관을 약화할 수 있을까? 이 방법을 알려주는 게 Atomic Habits의 내용의 전부다. 솔직히 완전히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을 거 같다(지금은 그냥 감 정도만 잡았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면, 습관이 형성되기 전에는 끊임없이 인지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요즘 내 삶에 도입한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이불을 개려는 습관을 형성하고 싶으면, 막상 아침에 일어나면 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휴대폰 앱으로 밤 23시에 나에게 푸시 알림을 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즉, 금일 밤 23시에 휴대폰에서 하루를 평가할 때, 이불을 갰냐고 물어보면, 성공했으면 yes, 실패했으면 no라고 답변한다. 다음 날도 하고, 그 다음 날도 계속적으로 '지속'한다. 그러면 며칠이 지나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인지가 된다. 그게 습관 형성의 시작이다. 추후에 이 습관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개선해야 하는 임무도 남아있지만 그것은 이 책을 2회차에 읽을 때 다시 써보도록 하겠다.

쉽지 않은 책이지만, 내 삶에서 개인의 욕구나 의지가 아닌 시스템으로 삶을 설계하라는 아이디어를 심어줬다는 점에서 고마운 책이다. 그런 점에서 반드시 한 번 더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내가 그랬고, 지금도 습관 가지고 호들갑 떠냐고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이제는 삶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고 싶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하려고 한다. 나는 이제 내 개인의 의지를 믿지 않는다. 내가 구축한 내 행동 시스템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