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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 (The Millionaire Fastlane, MJ DeMarco)

깡칡힌 2022. 12. 1. 14:19

부의_추월차선

드디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부의 추월차선은 한 몇 년 전부터 직장인이나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사람들에게 인식됐다. 나 역시 여러 유튜브에서 하도 소개를 많이 해줘서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어떻게 해서 부자가 됐을까? 아마 나를 비롯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제일 궁금한 사항일 것이다. 우리는 특출난 재능이 없는 일반 사람들은 예전부터 미디어로부터 다음과 같이 교육받았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해서 시드머니를 만들어라. 그리고 그 돈을 투자해라. 그럼 복리의 마법이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같은 마법에 의문을 품었다. 이 마법은 본인이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축한 돈으로 주식을 구매했는데(기업도 많이 공부하고 투자했다), 갑자기 해당 기업에 인재가 발생해, 주식이 휴지조각이 된다면? 퇴직연금으로 투자한 돈이 경제침체 때문에 반토막이 났다면? 물론 그 정도 리스크도 없이 어떻게 돈 벌 생각을 하냐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식의 마법은 정작 본인에게 통제권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설령 운이 좋아서 계획대로 투자한 돈이 내 노후를 책임질 만큼의 자금으로 불어났다고 해도, 나는 이미 늙은 후다. 저자는 젊어서부터 부자가 되고 싶었고, 보다 이른 시기에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젊어서 시간의 자유를 느끼고 싶다면 사업체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추월차선을 달리는 이들의 정체이다.

 

나 역시 자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다. 지금은 부모님께서 희생해주신 시간 덕분에 나는 시간로부터 자유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이제 정말 곧 내 시간을 돈으로 바꿀 날이 얼마 안 남았다. 나는 모아둔 돈이 없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취직을 하던가 해서 내 시간을 돈과, 그것도 아주 값싼 대가로 맞교환해야 한다. 내 시간은 나에게는 정말 가치가 있지만 타인에게는 비싼 값을 쳐줄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내 시간이 그만큼의 부가가치를 생산해줄 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 시간의 자유로움을 영원히 누리고 싶다. 하지만 나는 지금 과정이 아닌 사건만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즉, 갑자기 일확천금이 생겨서, 누군가 나의 시간을 구원해주길 바라고 있단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저자의 말을 빌리면, 전형적인 인도나 서행차선을 걷는 이들의 마인드다. 그들은 어제와 똑같이 살아가면서 단순히 단숨에 부자가 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를 바라고 있다. 나무 위에 있는 사과가 떨어지길 바라기만 하는 배고픈 코모노 도마뱀처럼 말이다. 추월차선에 있는 이들은 사건은 단지 결과일 뿐 그들이 추월차선에 있기까지는 과정이 있었다. 사업의 기회를 발견하고 조직을 구성하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 그것이 이미 여타 다른 인도나 서행차선을 걷는 이들과의 구분점이다. 이런 과정 자체로 그들로 하여금 어마어마한 진입장벽을 느끼게 한다. 세상에 쉬운 건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다른 거짓말쟁이 부자들처럼 돈 버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려주지는 않는다. (거짓말쟁이 부자들은 정작 자신들은 그렇게 돈을 벌지 않으면서, 자신의 볶음을 전파하는 이들에게는 부자가 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알려준다. 그들은 신자들에게 알려주는 방법이 아닌, 신자들에게 알려주는 그 방법을 알려주는 대가로 돈을 번다) 하지만 문제는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을 시행하는 데는 가장 비싼 자원을 요구한다. 그것은 바로 용기이다. 지금 하던 일을 중지할 용기, 실패할 용기, 다시 일어설 용기. 그것은 한 개인에게는 가장 비싼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실행력이 떨어지는 인간에게는 낯선 일을 시행한다는 게 너무 두렵다. 하지만 저자는 하지 못하면 인도나 서행차선의 사람들이 될 뿐이라고 한다.

 

나는 왜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거지? 사치스럽게 생활하고 싶어서?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며칠 가지 않을 거 같다(막상 누리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시간을 원한다. 낭비할 수 있는 시간.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이 시간의 자유는 이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간을 가질려면 돈이 필요하다. 시간이란 돈이 줄 수 있는 최고의 배당금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