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우리에게 항상 가혹한 것일까. 우리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는 걸까? 과거의 나와 비교하라고는 하지만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이상 타인과 자신의 비교는 불가피하지 않나? 평범한 우리와는 다른 이미 사회에서 높은 지위를 획득한 사람들이 주장하는 듣기에만 좋은 위로 아닌가? 나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심한 편이다. 타인과 비교를 통해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우월감을 느낄 때가 있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의 경제적인 사정이나 사회적 지위를 탐색한다. 소위 견적을 낸다. 그리고 내 현재 상황과 비교를 통해 나의 기분을 결정짓는다. 이 얼마나 바보 같은 행동인가. 정작 나와 마주한 타인은 신경도 안 쓰는데, 나 스스로가 나와 타인을 프레이밍(Framing) 함으로써 나의 기분을 결정짓는다니. 참 바보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세상에는 나 같은 바보가 참 많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위로가 됐다. 이 책에는 나같이 바보같은(?)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는 심리학자이면서 상담사이다. 그녀는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der)의 심리학을 21년 간 전공(?)했다. 그래서 그녀는 내담자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 혹은 그녀에게 현재 상황과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내담자 한 명, 한 명의 사정과 상황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학대한다. 타인과 비교를 통해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질책한다. 이 질책도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한 질책이면 좋으련만, 상황을 합리화하고 자신의 우월함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싶어 타인의 성취를 비난하고 그들의 친절을 의심한다. 모든 불행과 행복은 관계에서 기인한다. 누구는 그 관계로부터 상처받기 싫어서 지금의 나처럼 관계를 단절하고 스스로를 우물 속에 가두어버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누구는 자신의 기분좋은 상태를 얻기 위해 타인을 경쟁자로 인식하고 짓밟는다.
우월한 기분을 느끼고 싶고, 열등한 기분은 피하고 싶은 욕망. 이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나 역시 우월감을 느끼고 싶다. 이게 잘못됐다고 말한다면 우리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관계 속에서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된 동물이다. 위와 같이 행동한다면 순간의 우월감 즉 기분 좋은 상태를 얻을 수는 있겠으나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열등감을 타인을 향한 비난이 아닌 자기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사용하라. 그러니 다소 못나고 작은 내 모습을 외면할 필요는 없다. 나를 쓸모있고 괜찮은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 그것인 행복의 첫 걸음이다.
이런 저자의 주장은 옳다.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 행복이라고 하면 우리는 스스로를 인정하고 타인과 경쟁하는 관계가 아닌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공유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살짝 삐딱선을 타보고 싶다. 요즘 현대인들이 느끼는 불행은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 박탈감, 즉 타인과 나의 처지를 비교함으로써 생기는 열등감.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열등감을 자기 자신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으라고 하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기만해야 하는 걸까? 즉, 타인과 비교는 그만두고 스스로를 기만함으로써 자신의 행복을 끌어와야 하는 것일까. 기만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어감이 있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꿔보자. 우리는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서 행복을 끌어와야 하는 것일까? 타인과의 나와 격차는 필연적이다. 앞으로의 격차는 더 벌어질 텐데, 사람들은 '기만'하는 법을 잘 모른다. 어쩌면 장래에는 자신의 심리를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 삶에 필수적인 기술이 될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그 시제품이 마약은 아닐까?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두 발자국 (정재승) (0) | 2023.01.02 |
---|---|
부자들은 이런 주식을 삽니다 : 861% 수익을 올린 젊은 투자자 김현준의 실전 투자법 (김현준) (0) | 2022.12.21 |
투자는 디테일에 있다 : 슈퍼개미 김정환의 투자 바이블 (김정환) (0) | 2022.12.08 |
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0) | 2022.12.05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Atomic Habits, James Clear) (0) | 2022.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