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 처음으로 두 번째 읽는 책에 대한 리뷰를 쓰는 거 같다. 이 책은 나에게 의미가 남다른 책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지 않았다. 그래서 책을 읽어보자고 결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책을 읽을 때마다 꽤 많은 내적 저항이 있다.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 책을 쉼터처럼 여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쉴 때 책을 보는 부류들이다. 나는 넷플릭스나 유튜브 보는 게 쉬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강제적으로 틈틈히 읽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단지 읽기만 했다. 읽고 이해하고 책을 한 권 읽음으로써 얻는 보람과 뿌듯함이 내 시간을 투입한 데 따른 대가였다. 즉,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책을 읽고 읽은 권수를 늘리는 것만 할 뿐 책의 내용을 실천한 경험은 없다. 하지만 Atomic Habits은 처음으로 내가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실천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
인생의 변곡점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거대한 서사가 내게 닥치기만을 바랬다. 하지만 이 책은 스스로 아주 밑바닥에서부터 Bottom-Up 방식으로 인생의 변화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습관이다. 습관이란 평소에 우리가 많이 쓰는 말이다. '습관이 무서워', '습관이야' 등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되지만 정작 그 중요성을 나는 자주 간과했었다. 습관이란 자동화된 의사결정 과정이다. 우리가 의사결정을 하는 데는 우리의 에너지, 즉 비용이 든다. 그래서 인생은 의사결정의 연속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많은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다(한계 이상의 의사결정은 잘못된 결과로 이르기도 한다). 또한, 즉각적인 보상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나쁜 의사결정을 우리는 자주 한다. 예를 들어, 밤 늦게 떡이나 라면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을 먹는 건 분명 몸에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장기적으로는 당뇨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유의 음식들은 종종 내 입 속에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장기적인 보상보다는 즉각적인 보상을 우리의 뇌가 바라기 때문이다(우리의 뇌는 수렵채집인이 사용하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즉 우리의 뇌는 현대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다). 이런 프로세스를 피하기 위해서 습관이 필요하다. 습관은 자동화된 의사결정이다. 즉, 처음에는 즉각적인 보상이 주는 이득이 더 크겠지만 좋은 의사결정, 즉 좋은 습관이 우리 안에 내재화 된다면 우리는 더 좋은 의사결정을 자동화 매커니즘에 따라서 할 수 있게 된다. 밤 늦게 정제된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다는 습관이 내재화 된다면 장기적인 이득은 복리가 되어 누적된다.
사실 습관이 내 인생을 바꿔준다는 데 아직까지 약간의 회의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바대로 약간의 모방을 해서 시도했고, 나의 하루하루가 조금씩 습관을 지키려고 하는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이 나를 다시 이 책 앞에 앉혔다. 지금도 내가 만든 습관들이 주는 단기적인 보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켰고, 이 루틴을 깨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커진 지금 습관이 주는 단기적인 보상보다 장기적인 보상의 매력이 현재는 내게 더 크다. 지금까지 지키던 것은 계속 지키고, 부족한 것을 보완하면 내 인생의 각도도 조금은 긍정적으로 틀어질 수 있을까. 아니 그래야만 한다.
어떤 일에 있어서 하루에 1%만 개선한다면 1년 후에는 37배의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습관으로 거둘 수 있는 이득은 복리로 누적된다. -James Clear-
<이전 글>
2022.12.03 - [Book]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Atomic Habits, James Clear)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Insta Brain (Anders Hansen) (0) | 2023.02.04 |
---|---|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박상길, 정지호) (0) | 2023.02.02 |
욕망의 진화 (David Buss) (0) | 2023.01.26 |
Extended notes for Seven and a Half Lessons About the Brain (Lisa Feldman Barrett) (0) | 2023.01.19 |
도파민 이야기 (이재원) (0) | 2023.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