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성인들의 꿈은 아마 부자인 거 같다. (아마 다른 나라도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파이어족, 경제적 자유 등 부자를 대변하는 이런 용어들이 요새 많은 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하는 것 역시 그 방증이리라. 나 역시 다르지 않고. 나의 관심사가 그쪽에 많이 치우쳤다 보니 유튜브 추천 영상 역시 자연스레 이런 분야의 영상이 추천된다. 그리고 오늘도 그런 영상을 보던 중 유튜버의 댓글이 다소 거슬려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참고로 나는 매우 꼬여있다.
영상 내용은 경제적 자유를 향한 동기 부여 영상 정도가 된다. 아마 제목이 '직장인이 후회하지 않으려면 해야 될 한 가지'였던 것 같다. 영상에서 주는 메시지는 평범하지만 나쁘지 않다. 그리고 해당 영상의 댓글에는 동기 부여를 받은 사람들이 파이팅 넘치는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중 한 사람이 직장인 말고 사업을 하고 싶다는 댓글을 달았고 해당 유튜버는 다음과 같은 답글을 달았다.
"저 역시 직장인을 절대로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노예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 가장 우선이고, 먼저라는 생각이 들 뿐이죠. ~~~~~~"
나는 위 유튜버 답변이 솔직히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위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직장인을 노예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왜 그는 직장인을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유튜버의 길을 걸었을까. 직장을 다니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그런 것 아닐까?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건 맞지만 노예는 아니라고 답변한다면... 뭐 그래 솔직히 그게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만 일단 알겠다. 과도한 일반화일 수도 있고 내가 매우 꼬인 사람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내 경험에 매우 편향된 의견임을 인정한다. 나 역시 짧지만 직장 생활을 해보니 솔직히 노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댓글을 단 사람 같은 생각을 했다. 직장인 말고 내가 주인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이다. 나의 이 욕구의 기저에는 직장인은 노예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내가 (매우 짧게나마) 해보니까 노예와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자기에게 자율성이 있느냐에 따라서 노예인지 노동자인지가 조금 다를 뿐이지 그 본질은 다르지 않다. 노동자에게 완전한 자유란 없으니 말이다.
'직장인 == 노예'라고 말하면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비난받을 게 뻔하고 좋은 소리 못 들으니 애써 포장해서 사람 좋은 척한 건 아닐까? 나 역시 내 발언의 음량이 커진다면 매우 신중하게 발언해야 하므로 직장인은 노예가 아니라는 입 발린 소리를 할 거라는 걸 내가 모르는 게 아니다. 다만 거슬렸던 이유가 뭔지 내 감정의 원인을 정의해보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쓴다. 이 글은 단지 나 스스로를 분석하기 위한 글이다. 직장인은 노예일까. 나의 엄마도 직장인, 아빠도 직장인, 누나도 직장인, 그리고 나의 미래도 직장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나는 내가 속한 공동체와 스스로를 노예라고 표현하는 멍청이다.
## 추가
근데 직장인이 노예라는 생각을 갖고 창업을 했다고 치자. 그럼 그런 대표랑 일할 노동자가 누가 있을까? 나 같아도 그런 대표랑 일하기 싫을 거 같은데. 크흠. 아마 내가 가진 마인드로는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힘들 듯하다. 교정하자. 지금 이 글을 쓰는 것 역시 교정하는 작업의 일부이다.
'LifeLog > 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겁쟁이의 하소연 (0) | 2023.05.14 |
---|---|
그는 다음 스텝을 밟았다. (의식의 흐름) (0) | 2023.05.12 |
당뇨 (0) | 2023.05.10 |
안과에서의 오전 그리고 멋진 어른이 된다는 것 (0) | 2023.05.09 |
변기.. 숙원 사업 (0) | 2023.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