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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알지만 당신은 모르는 30가지 (이리앨)

깡칡힌 2023. 6. 8. 17:16
그들은 알지만 당신은 모르는 30가지 (이리앨)

제목부터가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그들은 알지만 우리는 모르는 것이라니. 다소 음모론적인 냄새도 나는 것 같다. 우리는 모르는 걸 두려워한다. 이건 본능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세계에 대한 지식을 계속해서 축적해 왔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이다. 지금은 그 정도가 덜하겠으나, 과거에는 아느냐, 모르느냐가 생사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예를 들어, 어떤 맛깔난 버섯에 독이 있는지 없는지 아는 게 생과 사를 좌우했고, 복어에 치명적인 독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호모 사피엔스는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로 전달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유전자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지식은 우리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뀐 듯하다. 단순히 안다는 사실만으로 생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기 힘들어졌고, 반대로 모른다는 사실만으로 우리에게 생물학적 죽음을 선사해 주는 위험 요소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구축해 놓은 시스템이 강력한 필터링을 제공해 주니 말이다. 이제는 반대 상황에 도래했다. 오히려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살고 있다. 예전에는 정보의 홍수라는 말을 체감하지 못했으나, 성인이 되어 나에게 행동 규범을 제시하는 학교나 선생님이 없으니 확실히 알겠다. 지금 내 주변에는 정보가 너무 많다. 
 
나는 정보 습득 강박증이 있는 사람이다. 학창 시절 배움에 미진했기에, 그게 콤플렉스로 자리 잡아 최대한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자 하는 게 내 생활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길을 걸을 때나, 버스 타는 시간 같은 자투리 시간에는 나는 유튜브 같은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보를 습득한다는 것만으로는 개인이 크게 경쟁력을 지녔다고 하기 어려울 듯하다. 앞서 말했듯, 너무 많은 정보가 유통되는 탓에 우리는 어떤 게 좋은 정보인지 나쁜 정보인지 분간하지 못한다. (우리라고 해서 죄송하다. 나를 지칭한 것이다) 내 딴에는 많은 정보를 습득함으로써 삶을 충만하게 살고 있다고 '자위'하지만 실상 내가 하는 행위는 맛있는 음식과 음식물 쓰레기를 동시에 섭취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중에는 좋은 정보도 분명 있었을 테니까) 이대로는 안 된다. 우리에게 좋은 정보를 준다고 속삭이는 방해꾼들이 너무 많아졌다. 그리고 그들은 그 대가로 우리의 시간을 갈취해 간다. 어떤 정보가 좋은 정보인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삶을 살아야 하는가. 그 답이 이 책에 있다.
 
사실 이 책은 소위 말하는 공신력이 확보된 저서들을 토대로 저자가 정보를 재분류해서 제공한다. 즉, 많은 인생의 구루들이 주장하는 바를 알기 쉽게 손질한 다음 저자의 의견과 함께 덧붙여 제공된 책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의견들이 제공됐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인상 깊게 읽은 부분들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4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1. 급하지만 중요한 일
  2.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
  3.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4.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

 
당신은 하는 일은 위 4가지 중 어디에 속하는가. 나로 예를 들자면, 나는 하루 중에 웹툰, 애니, 뉴스 서핑 등을 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진다. 이 일들은 위 4가지 범주 중 어디에 속할까? 급하지만 중요한 일? 하루도 빠짐없이 한다고 해서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 이 일들은 내게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나는 매일같이 위 행위들을 반복하고 있다. 그 일을 하는 동안은 생각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도파민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적이지 못한 일임을 알고 있음에도 끊기가 쉽지 않다. 중독됐다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으리라. 하지만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 우리는 3번과 4번을 끊어내야 한다. 즉, 중요하지 않은 일에 우리 현대인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왜 그 일을 하냐고? 즐거우니까. 내게 단기적 쾌락을 선사하니까. 하지만 그런 유의 일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되냐고 묻는다면 아마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답변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2순위에 해당하는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해당하는 일을 얼마나 해내고 관리하느냐에 인생의 변화와 발전이 달렸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돈이든 명예든 그리고 자신의 욕망하는 무엇이든 간에 2번을 잘해야 우리는 인생을 충만하게 살 수 있다. 솔직히 그렇다. 나도 웹툰, 유튜브, 넷플릭스에 내 시간을 투입하지 않고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나에게 집중하는 다른 행위들(글쓰기, 자기 계발)을 했으면 내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생각하고는 한다. 사유하지 않고 쾌락 속에 빠지는 일은 즐겁다. 하지만 그 쾌락은 반드시 허무를 동반한다. 모든 이들에게 적용될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나는 그랬다. 내 단기성 쾌락을 추구하는 욕구를 억제하고 목표를 향한 몰입이야말로 내 삶을 더 풍성하게 해 준다는 것을 이제는 얼핏 알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쉽지 않은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인간이란 생물이 2번 행위를 통해서 행복을 느끼게 설계되어 있다면 나는 어려움에도 2번을 택하련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 책은 30가지 주제로 여러 가지 가르침을 선사해 주지만 그 가르침의 결이 각각 달라 기억하기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가 여러 가지 생각들이 나의 머릿속에서 휘몰아쳤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앞으로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 무엇 일지에 대한 것이다. 잠시 ChatGPT 얘기를 해보자.
 
우리 인간은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지만 한 개인이 이 세계에 있는 모든 정보를 습득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ChatGPT가 혁명적인 이유는 각각의 흩어진 정보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조리해 돌려준다는 데 있다. (개인적 생각이다) 즉, 우리는 모르는 게 있을 때마다 웹서핑을 통해서 우리가 궁금한 정보가 무엇인지 모든 웹 문서를 뒤지지 않아도 ChatGPT에게 (제대로 질문만 한다면) 원하는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ChatGPT가 거짓말을 한다면? 미래에는 그 오류 발생률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지금의 ChatGPT는 모르는 정보를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데 꽤나 능숙하다. 그래서 정보 분별력이 없으면 모르는 정보를 사실인 양 내면화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냐. 아무리 세상의 모든 지식이 중앙에 모인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가 사실인지 그리고 객관적인지 확인할 자신만의 거름망이 없다면 그 정보는 개인에게 그리 큰 혜택이 아닐 수도 있다. 즉, 정보 습득 도구가 다양해질수록 그 정보를 분별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고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논리력이야말로 인간과 AI를 구분해 주는 잣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매우 허접하지만 글쓰기를 시작했다. 나의 논리력을 기르기 위해. 비판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 지금도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면 쥐구멍에 숨고 싶다. 그리고 또한 글을 쓴다는 것은 매우 귀찮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의 행복을 위해 2번(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에 해당하는 일을 조금씩 해보려고 한다. 그중 하나가 글쓰기며 이 글도 거기에 포함된다.
 
 

# 당신이 모르는 30가지

    1.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해야 인생이 바뀐다
    2. 미루는 습관을 없애면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다
    3. 생각이 팩트와 멀어지면 잘못된 선택을 한다
    4. 자신감 때문에 실패했다
    5. 멘토는 내 안에 있다
    6. 인간이 결정하는 한 해답은 있다
    7. 화려한 삶이 최고는 아니다. 자신의 시간을 살아라
    8. 모두가 거짓말을 하지만 누구도 극단적인 거짓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9. 미디어에 사람들의 사고가 잠식될 참담한 미래를 경고한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
    10. 무일푼으로 자수성가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11. 동기부여의 정의를 새로 쓴 최고의 자기계발서 『나를 다치게 할 수 없어』
    12. 40일 도파민 금식으로 새로운 영감을 얻는 법
    13. 자수성가의 대명사 20조 자산가 레이 달리오
    14. 부자들의 필독서 『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15. 대니얼 레비틴이 말하는 생각과 인생을 정리하는 법
    16. 행복팔이 마케팅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법
    17. 신경쇠약으로 세계 최고의 회사를 세운 리드 헤이스팅스
    18. 스티브 잡스, 팀 국, 에릭 슈미트를 수천 조 벌게 해 준 코치 빌 캠벨
    19. 아픔을 탁월함으로 레버리지하라
    20.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갖는 방법
    21.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22. 뇌를 알아야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알 수 있다
    23. 삶을 끌어내리는 사람들을 멀리하라
    24. 목표를 쪼개어 꿈을 이루는 자가 미래 설계법
    25. 방해받지 않고 일에 푹 빠져 몰입하게 만드는 집중력
    26. 상대와의 대화에서 통제권을 갖는 방법
    27. 글쓰기는 인간의 기본 욕구다
    28. 책상 앞에서는 글을 쓰거나 아무것도 안 하거나 둘 중 하나만 해라
    29. 작은 행동, 루틴이 모여 성공을 부른다
    30. 어려운 것을 빠르게 배워야 기계게 대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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