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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싫다 (손수호)

책 제목이 참으로 읽고 싶게 잘 지었다. 특히 염세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거부하기 힘든 책이었다. 책의 저자 손수호 변호사는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잠깐 얘기하는 걸 들어봤는데, 첫인상은 꽤나 까칠해 보였다. 그리고 세상을 꽤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갔다. 나 역시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기에. 그는 변호사다. 그리고 이 책은 변호사로서 그가 겪은 에피소드로 엮여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그가 왜 사람이 싫어졌는지. 세상이 얼마나 잔혹한지. 그리고 세상에 정의는 없음을. 나는 만날 사람이 많지 않기에 굉장히 제한된 세계에 살고 있다. 이 세계는 매우 거대하지만 그럼에도 이 세계를 움직이는 건 아직까지는 호모 사피엔스, 즉 사람이기에 다양한 사람을..

Book 2023.06.09

거부할 수 없는 미래 (이준석)

나는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현실 정치에서 완전히 눈을 떼지는 못하는 애매한 포지션에 있다. 하지만 요즘 따라 천천히 그 관심조차도 줄이려고 노력하려 한다. 내가 관심을 가진다고 바꿀 수도 없을뿐더러(바꿀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만) 내 소중한 시간을 정치꾼들이 하는 헛소리를 듣는 데 사용하는 게 너무나 아까웠기 때문이다. 나는 2016년 때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필두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하는 듣기 좋은 말에 선동된 사람이다. 좌파들이 하는 말은 전부 옳아보였고 도덕적으로 판단해 보아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그들에게 나는 표를 줬다. 후회한다. 하지만 자위를 해본다. '그들이 아니라 반대쪽에 표를 줬다면 과연 달라졌을까?' 현실 정치 관련 책..

Book 2023.06.09

공인중개사 생태계 (인간이 싫다)

나의 엄마는 공인중개사로서 밥벌이를 하고 있다. 한 10년 전, 내가 고등학생 때 엄마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했다. 중개서비스를 받아본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이 아마 공인중개사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아마 하는 일도 그리 많지 않으면서 비싼 수수료를 가져간다고 생각하는 게 대부분의 생각이다. 또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유리에 붙어있는 '중개사고 시 최대 1억 보장'이라는 문구 역시 그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부분이리라. 이놈의 보장액은 십 년이 지나도 변동이 없다. 그동안 오른 집값이 얼마인데 말이다. 나도 동의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분노도 이해된다. 내 부모이고, 교육비며 주거비며 나를 키우는 데 사용..

LifeLog/2023 2023.06.09

그들은 알지만 당신은 모르는 30가지 (이리앨)

제목부터가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그들은 알지만 우리는 모르는 것이라니. 다소 음모론적인 냄새도 나는 것 같다. 우리는 모르는 걸 두려워한다. 이건 본능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세계에 대한 지식을 계속해서 축적해 왔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이다. 지금은 그 정도가 덜하겠으나, 과거에는 아느냐, 모르느냐가 생사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예를 들어, 어떤 맛깔난 버섯에 독이 있는지 없는지 아는 게 생과 사를 좌우했고, 복어에 치명적인 독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호모 사피엔스는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로 전달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유전자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지식은 우리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뀐 듯하다. 단순히 안다는 사실만..

Book 2023.06.08

형, 그리고 나이

우리나라는 다소 조폭 문화와 비슷한 '형님 문화'라는 게 존재한다. 지금 젊은 세대는 그 색채가 다소 옅어지긴 하였으나, 아직까지 우리는 상대방과 나의 관계를 정의할 때 '나이'라는 수단을 사용한다. 나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방과 나는 단순히 누가 더 빨리 태어났느냐로 관계에 점수가 매겨지며 그 과정에서 미묘한 상하관계가 형성된다. 더 빨리 태어난 사람, 즉 '형님' 정체성에 당첨된 사람은 '동생'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할 것 같고, 밥값도 부담해야 할 것 같은 의무를 암묵적으로 지게 된다. 물론 아무도 강요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강요받은 문화적 유전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나이라는 건 우리에게 꽤나 독특한 사고방식을 선사해준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형은 동생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밥값도 형님..

LifeLog/2023 2023.06.08

기내 라면 그리고 맛있는 버터우동

밤에 아빠가 틀어놓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프로를 우연찮게 보게 됐다. 정호영 쉐프가 개발한 버터우동을 항공사와 제휴에 손님들에게 파는 스토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내 기억으로는 해당 항공기편은 인천에서 방콕을 가는 편으로, 밤 시간대에 이동을 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우동을 파는 게 꽤나 제한되어 보였다. 밤 시간대는 비행기 내부 전등을 소등하고 취침하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솔직히 그 장면이 조금 불편했다. 아니, 그 장면 이전에 냄새가 많이 식품류 예를 들어 우동이나 라면 등을 기내에서 판매하는 것에 대해 예전부터 불만이었다. 라면은 냄새가 많이 나지 않은가? 어떤 이는 그 냄새조차도 마케팅으로 손님들의 식욕 욕구를 자극한다고 하지만, 그 라면 냄새가 불쾌한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LifeLog/2023 2023.06.07

의도적인 기버(Giver)

애덤 그랜트의 책 에서는 사람 유형을 테이커(Taker), 매처(Matcher), 기버(GIver)로 나눈다. 테이커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본인의 이득을 최우선시하는 이들이다. 글로서 그들의 성향을 들으면 다소 얼굴이 찌푸려지는 성향을 가진 그들이지만 인간이 이기적인 동물임을 고려하면 그들은 꽤나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 실제로 세상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일 최우선시 하지 않는가? 두 번째로 매처(Matcher)다. 매처들은 기브앤테이크가 확실하다. 즉, 내가 받은 만큼 베풀고 내가 내가 손해를 본 만큼 상대방에게 같은 크기로 응징하는 이들이 바로 매처다. 자신의 이득을 우선시하는 이들, 즉 테이커가 한두 번 정도는 성공할지 모르겠으나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

LifeLog/2023 2023.06.07

나이, 비난 그리고 자위

나는 미디어에서 성과를 낸 이들을 볼 때 그들의 나이를 유심히 보곤 한다. 왜 그러는 건지 생각해 본 결과 안도감을 얻기 위함이라는 걸 알게 됐다. 무슨 말이냐. 멋진 성과를 낸 이들의 나이가 나보다 많으면, '그래, 나보다 더 오래 살았으니까 경험도, 지식도 많을 테니 저런 성과를 내는 게 당연하지'라며 자위를 했다. 즉, 나는 내 현재 상태를 나이가 어리니 괜찮다라며 안도감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 보이니 말이다. 반면,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 멋진 성과를 낸 이들을 보면, 그때는 내 안의 방어체계가 동작한다. (이 장치의 기능이 아주 훌륭하다! 내가 살아있는 한 고장 걱정은 없다) '운이 좋았겠지'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았겠지' 같이 그들의 성과를 품평하기 시작한..

LifeLog/2023 202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