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2

선동

깡칡힌 2022. 11. 9. 05:23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돌아가던 중, 우연히 국민의 힘, 김기현 전 원내대표의 국민의 힘이 나아갈 방향 이라는 현수막이 보여서 무작정 들어가서 자리를 찾았다. 다행이 사전 등록을 안 했던 사람도 입장이 가능해서 '처음에는 무슨 소리 하나 들어나 보자' 라는 마음으로 들어갔던 거 같다. 나는 정치적으로는 우파보다는 좌파에 가까우니 정치적으로 나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 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청중은 150명 남짓이었고 대부분 60대 이상의 노인들이었다. 아마 20대는 나 말고는 찾기가 거의 어려웠다. 평일 14:00시에 열렸던 강연이라서 아마 나 같은 20대는 많지 않은 게 당연하면서도 일단 청중의 세대에 뭔지 모르게 위화감과 적대감이 들었다. 저들은 나와 다르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번 강연의 멤버들 대부분의 국민의 힘 당원 내지는 수원시학원연합에 소속된 사람들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아마 사는 것 역시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은(?) 여유 있으리라. '학원'이란 단어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부유함이 있기 때문에.

내빈으로는 수원시(무)에서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국민의 힘 당협위원장 및, 시도의원, 그리고 지역 유지(?)들이 참석했다. 강연은 약 2시간 정도 진행됐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실망 그 자체였다. 아마추어 같은 준비 및 진행, 다른 관중을 존중하지 않는 청중들, 선동에 가까운 주장만 하는 오늘의 주인공까지. 실망스러웠다. 시대에 뒤떨어진 거 같았다. 나아갈 방향이라는 있어보이는 표현까지 내걸으면서까지 나를 유혹해놓고서는 하는 말이라고는 싸구려 이념 팔이에 과거를 자랑스러워 해야한다라니.. 공감이 되지 않았다. 김기현 씨가 국민의 힘 당원들에게 거의 선동에 가까운 주장을 하는 걸 보고 세상에 믿을 정치인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들이 아무리 양심있는 척, 서민을 위하는 척 해도 그들 역시 태생적으로 인간이라는 생물학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자기의 정치적 이익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머릿속으로나마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강연은 그 생각을 더욱 굳혀준 사건이 되었다. 내 생명이나 재산을 그들에게 위탁해서 맞길 수 없다. 내가 배우고 익혀서 스스로 지켜야 한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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