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며 살아갈지 아직 정하지 못한 요즘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내 나이 또래에는 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가끔씩은 탐색의 시간이 너무 길어서 불안함을 느낄 때도 많다. 내 시야는 그리 멀지 못하기 때문에 가까운 내 또래에게로 대부분 향한다. 그들 중 자신의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이들도 있고, 나같이 방황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과 교류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내 주변 친구들의 소식을 들을 기회가 좀처럼 없지만 가끔씩 그들이 열심히 사는 얘기를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뒤쳐지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해소되지 않은 이런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이 책(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에 더 눈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저자가 요양원이나 병원에 있는 인생의 황혼기에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하고 그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책으로 엮은 내용이다. 말하자면 거대한 인생 데이터베이스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Q&A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대표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 평생을 살아오면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무엇인가요?
- 서른 즈음을 보내면서 제가 무엇을 보내야 할까요?
-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거기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 어떤 이들은 힘겹고 고통스러운 일을 경험하면서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만약 그렇다면 거기서 배운 점을 한 가지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들이 있습니까?
- 백년해로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 결혼을 하고 생활을 하면서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합니까?
- 아이를 키우면서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 인생에 특별한 전환점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삶의 궤도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꾼 사건은 무엇입니까?
- 건강에 관해 깨달은 교훈들이 있나요? 나이가 들어가는 사람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인생 데이터베이스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저자는 현자
라고 표현했다. 그들은 인생의 황혼기에 있지만, 그들의 말투나 표정에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그들은 평균 연령이 78세인 만큼 몸이 성치 않은 곳이 많기 때문에 거동에 제한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자들은 단지 하루하루를 감사함 마음으로 보내는 사람들이었다. 이 책을 한 번 읽었다고 그들이 한 모든 조언들이 다 기억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이 두 가지 정도 있는데, 현자들은 시간
과 건강의 가치
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번밖에 살지 않으면서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심지어 그 사실을 인지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렇게 행동한다. 관성이란 그리 무서운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생각하는 돈보다도 우리의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그들은 그것을 알고 있었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는 사람들이었다.
건강
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직 20대이기 때문에 불편한 곳이 별로 없다. 하지만 예전에 코가 막혀서 코 수술을 했을 때, 단지 하루지만 코 속에 있는 거즈 때문에 코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 하루 동안에는 그 어떤 생각보다도 코로 숨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사람은 겪어보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거 같다. 그 중에는 직접 겪어보지 않고 남의 말을 듣고 깨닫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다. 하지만 그 때의 하루는 건강의 소중함을 몸소 깨달은 하루였다. 현자들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나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잘 깨닫지 못하는 우둔한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완벽히 공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현명하게 살기 위해, 시간을 조금 더 의미있게 소비하기 위해 대화한다는 느낌으로 읽기 좋은 책이다. 몇 년 후에 이 책을 다시 읽을 때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조금은 더 늘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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