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2

2022.09.24 Sat.

깡칡힌 2022. 9. 24. 23:57

< 부자가 되면 도덕까지도 지배할 수 있는 걸까? >

요즘 주식 농부라는 타이틀을 가진 박영옥 씨의 유튜브 인터뷰를 반복해서 듣는데 배울 게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개인으로 시작해서 치열한 주식 시장에서 살아남아, 천 억 이상의 자산을 형성했으니, 분명 뭐라도 배울 게 있겠지라는 심정으로 그의 인터뷰와 보이스 북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 사실 재테크 관련한 유튜버들은 이제 너무 많고 정보 과잉의 시대가 된 지 오래이다. 여러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에 많은 시간을 소비한 나이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런 유튜브 컨텐츠는 현상을 설명해줄 뿐 투자의 본질에 대해서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이왕 투자를 시작한 거 방법이나 제대로 좀 알고서 하자는 심정으로 박영옥 씨가 인터뷰했거나 저술한 컨텐츠 위주로 소비하고 있다. 이 분에게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투자가지만 본인을 사업가로 정의한다는 것이다. 주식 투자는 단순히 투자하는 것을 넘어서 그 기업과 동업한다는 마음으로 해야한다는 게 이 사람의 주장이다. 주식 햇병아리인 나로서는 아직까지는 완벽히 와닿지는 않지만 그냥 고수가 그렇다니까 일단은 머릿속에 넣어나 두자는 심정으로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사람이 참 도덕적으로 보인다는 점이었다. 보통 우리 같은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부자라고 하면 비도덕적이고 탐욕적인 사람으로 많이 생각하고는 하는데, 이 분은 욕심에 찬 눈이 아니라, 상당히 도덕적이고 자기만의 철학이 확고한 분 같아보였다(물론 컨셉일 수도 있다. 한 두번 속아야지 ㅠㅠ). 인터뷰 하는 사람이 자산규모를 묻거나 슈퍼개미라고 묘사를 하면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솔직히 나 같은 대중이 궁금할 만한, 인간의 본능을 건드리는 질문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꽤 단호하게 불쾌함을 표출했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저런 소신과 도덕성을 지녔기에 부자가 된 걸까, 아니면 처음에는 여타 다른 사람들의 지닌 품성과 다르지 않았으나 부자가 됐기 때문에, 자신을 우상화하기 위해서 저런 도덕성을 장착했을까. 단순히 궁금했다. 저 사람은 다수의 사람이 자신을 도덕적인 인간으로 봐주길 바라면서, 저렇게 미디어 앞에서 연기를 하는 건지, 아니면 평소 소신이 그런 것인지 궁금했다. 인터뷰를 보는 내내 부자는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뭔가가 있기 때문에 된 것이구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즉, 나랑 동일시하기에는 저 사람은 너무 다른 인격체 같아서 시기, 질투, 불안, 분노와 같은 불쾌한 감정이 이는 동시에, 부러움이라는 감정도 같이 내 내면에서 피어올랐다. 나는 당신처럼 되고 싶다고. 나도 부자가 돼서 당신이 다른 사람 앞에서 잘난 듯이 말하는 그런 멋진 대사를 읊고 도덕적인 인간이 되고 싶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매우 추접스러운 한 개인이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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