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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나의 하루 시간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일은 책읽기다. 책읽기는 나에게 하나의 전투다. 그렇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나는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 즉 문해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쓴 텍스트를 장시간 읽는다는 건 내게는 꽤나 고역이다. 그럼에도 왜 하냐고? 내 인생을 바꾸고 싶어서다. 소위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책을 읽었다고 하기에. 그리고 나는 현재 주변에 나를 가르쳐주고 피드백을 줄 사람이 없다. 그리고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내게 시간을 내줄 만큼의 가치를 내가 줄 자신도 없다. 그래서 그들이 쓴 책을 읽는 것이다. 그들의 마인드나 그들의 삶의 태도를 모방하기 위해서. 하지만 요즘 들어 의문이다. 내가 하는 책읽기는 정말 생산적인 것일까? 단순히 책 읽은 목록의 수를 늘려가기..

LifeLog/2023 2023.05.16

생물학적 계급도는 생길까?

유발 하라리의 저서 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유전공학 발전의 주된 장애는 윤리적, 정치적 반대이다. 인간에 대한 연구 속도가 느려진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윤리적 주장이 아무리 그럴싸하다 해도 그것으로 다음 단계의 발전을 오랫동안 지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발전에 인간의 수명을 무한히 연장하고, 불치병을 정복하며, 우리의 인지적 정서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특히 그렇다. 우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했는데 그 약이 건강한 사람의 기억력을 극적으로 증진시키는 부수효과가 있다면 어떨까? 누가 그와 관련된 연구를 중단시킬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치료제가 개발되었을 때 그 약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하고 건강한 사람은 이를 복용해 천재적 기억력을 얻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

LifeLog/2023 2023.05.16

몰입

몰입. 나는 몰입을 하고 싶다. 성공한 사람들은 전부 몰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몰입 해야 한다라.. 이건 나에게 참으로 어려운 과제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글을 썼다가 웹서핑을 했다가, 뉴스를 봤다가, 화장실을 갔다 오는 등 내 집중은 다양한 곳으로 분산되고 있다. 글 하나를 쓰는 데도 이럴진대 몰입을 하라니. 고통스럽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몰입을 해야 삶이 나아진다고 하는데 할 수밖에. 방법은 찾으면 된다. 몰입은 성향이나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까? 그럴 수도 있겠으나 아직 내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니 확신을 갖고 결론을 내리는 건 의미가 없을 듯하다. 어떻게 몰입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한 가지에 몰입한 경험이 크게 없는 듯하다. 굳이 꼽자면 친구들과 놀 ..

LifeLog/2023 2023.05.15

빚으로 지은 집 :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Atif Mian, Amir Sufi>, House of Debt: How They (and You) Caused the Great Recession, and How We Can Prevent It from Happening Again)

언젠가부터 미디어에서 가계 부채와 관련해 '한국 가계부채 매우 심각. 이대로 가다간 큰일 난다.' 같은 다소 자극적인 단어로 버무려진 표현들이 심심찮게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소득이 없어 부채란 단어에 그리 민감하지도 관심도 없었지만, 요 근래 우리의 삶을 강타한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초스피드(?) 금리인상으로 더 이상 부채는 나와 무관한 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됐다. 내가 가진 부채의 크기는 별로 크지 않으나 나의 부모가 진 부채의 크기는 꽤 거대했다. 그래서 금리가 낮을 때 우리 집의 소비는 꽤나 풍요로웠으나 이렇게 금리가 높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올라버린 현 금리 상황에서 내가 속한 가계의 소비 상태는 급속도로 가난해졌다. 그도 그럴 수밖에. 우리 집은 소득이 거의 없고, 자산에서 나온 이..

Book 2023.05.14

겁쟁이의 하소연

나는 요즘 들어 유전자에 관심이 많다. 나를 더 잘 알고 싶기 때문이다. 아니 그보다는 나의 현재 모습에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현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을 한 가지 꼽으라면 실행력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표현으로 도전이 있겠다)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무엇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능력일까? 바로 생존과 번식이다. 우리는 의식하고 있지 못하겠지만 생명체의 가장 본질적인 목표는 생존 그리고 나아가 번식이다. 우리가 ['행복해지고 싶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섹스를 하고 싶다',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고 싶다', '출세하고 싶다', '많은 자원을 갖고 싶다',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하고 싶다'] 같은 목표를 개인 차원에서 설정하는 것 역시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다. 본인은 아니라고 ..

LifeLog/2023 2023.05.14

그는 다음 스텝을 밟았다. (의식의 흐름)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이는 아니고, 링크드인에서 눈팅만 하는 나랑 동갑의 한 사람이 창업을 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기분이 묘했다. 아니, 평소 그의 행보를 온라인에서나마 본 바로는 그는 꽤 범상치 않았다. 범상치 않다는 게 여러 의미를 가지지만 사람은 누구나 그 비교 대상이 자기 자신이니, 나를 기준으로 말한다면 그는 내가 가진 경험보다 더 높은 질과 양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고 생각 역시 나와는 꽤 달랐다. 다니고 있는 회사 역시 한국에 있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다니고 싶어 할 만한 그런 회사였다. 직장인이라는 프레임은 나로 하여금 안정감을 준다. '그래, 너가 아무리 대단해도 그래봐야 직장인일 뿐이잖아. 나랑 비슷한 위치네'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은 나에게 꽤 좋은 자위 거리이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

LifeLog/2023 2023.05.12

직장인 == 노예 ? true : false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성인들의 꿈은 아마 부자인 거 같다. (아마 다른 나라도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파이어족, 경제적 자유 등 부자를 대변하는 이런 용어들이 요새 많은 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하는 것 역시 그 방증이리라. 나 역시 다르지 않고. 나의 관심사가 그쪽에 많이 치우쳤다 보니 유튜브 추천 영상 역시 자연스레 이런 분야의 영상이 추천된다. 그리고 오늘도 그런 영상을 보던 중 유튜버의 댓글이 다소 거슬려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참고로 나는 매우 꼬여있다. 영상 내용은 경제적 자유를 향한 동기 부여 영상 정도가 된다. 아마 제목이 '직장인이 후회하지 않으려면 해야 될 한 가지'였던 것 같다. 영상에서 주는 메시지는 평범하지만 나쁘지 않다. 그리고 해당 영상의..

LifeLog/2023 2023.05.11

당뇨

나의 아빠는 당뇨 2형을 앓고 있는 중이다. (그는 배가 불룩 튀어나온 반면 팔다리는 매우 가늘다. 전형적인 당뇨 환자의 체형이다) 그래서 매일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는 당뇨병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기에는 식단 조절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아마 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살지도 모르는 마당에 그냥 즐기다가 가자는 게 그의 기본적인 마인드셋이다. 그래서 그는 혈당 관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밤에 혈당 스파이크를 발생시키는 라면이나 초콜릿 등을 주저 없이 먹는다. 내가 보기에는 가히 당 중독이라고 할 만한 듯하다. 솔직히 걱정된다. 내 아빠가 혈당 관리를 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은 오로지 당뇨약 복용이 전부이다. 내가 의학적 지식이 없는지라 정년 약 복용만 하면 혈당 관..

LifeLog/2023 2023.05.10

안과에서의 오전 그리고 멋진 어른이 된다는 것

얼마 전에 누나와 같이 안과 검진을 하러 갔다. 난 수술한 지 5년이 지나 딱히 검진을 할 필요를 못 느꼈으나 누나가 가는 김에 같이 따라갔다. 수술 후 나의 눈 상태를 점검해봐야 하기에, 몇 가지 검사를 했다. 안압 검사, 시력 검사 등을 포함해 5~6가지 정도 검사를 했다. 검사를 하는 내내 병원 사람들은 꽤 차가워보였다. 그들은 감정이 없는 기계와 다름없었고 공장에서 찍어낸 노동자 같았다. 그들이 들으면 섭섭해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내 느낌은 그러했다. 그들은 마치 이틀의 주말을 향해서 현재를 견디는 사람들 같았다. '일을 하면 나도 저렇게 되는 걸까. ' '사회에 나가 일을 하면 나도 저렇게 되는 걸까.' 다소 섬뜩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내 자아가 말살될 거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다...

LifeLog/2023 2023.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