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93

그는 다음 스텝을 밟았다. (의식의 흐름)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이는 아니고, 링크드인에서 눈팅만 하는 나랑 동갑의 한 사람이 창업을 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기분이 묘했다. 아니, 평소 그의 행보를 온라인에서나마 본 바로는 그는 꽤 범상치 않았다. 범상치 않다는 게 여러 의미를 가지지만 사람은 누구나 그 비교 대상이 자기 자신이니, 나를 기준으로 말한다면 그는 내가 가진 경험보다 더 높은 질과 양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고 생각 역시 나와는 꽤 달랐다. 다니고 있는 회사 역시 한국에 있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다니고 싶어 할 만한 그런 회사였다. 직장인이라는 프레임은 나로 하여금 안정감을 준다. '그래, 너가 아무리 대단해도 그래봐야 직장인일 뿐이잖아. 나랑 비슷한 위치네'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은 나에게 꽤 좋은 자위 거리이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

LifeLog/2023 2023.05.12

직장인 == 노예 ? true : false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성인들의 꿈은 아마 부자인 거 같다. (아마 다른 나라도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파이어족, 경제적 자유 등 부자를 대변하는 이런 용어들이 요새 많은 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하는 것 역시 그 방증이리라. 나 역시 다르지 않고. 나의 관심사가 그쪽에 많이 치우쳤다 보니 유튜브 추천 영상 역시 자연스레 이런 분야의 영상이 추천된다. 그리고 오늘도 그런 영상을 보던 중 유튜버의 댓글이 다소 거슬려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참고로 나는 매우 꼬여있다. 영상 내용은 경제적 자유를 향한 동기 부여 영상 정도가 된다. 아마 제목이 '직장인이 후회하지 않으려면 해야 될 한 가지'였던 것 같다. 영상에서 주는 메시지는 평범하지만 나쁘지 않다. 그리고 해당 영상의..

LifeLog/2023 2023.05.11

당뇨

나의 아빠는 당뇨 2형을 앓고 있는 중이다. (그는 배가 불룩 튀어나온 반면 팔다리는 매우 가늘다. 전형적인 당뇨 환자의 체형이다) 그래서 매일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는 당뇨병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기에는 식단 조절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아마 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살지도 모르는 마당에 그냥 즐기다가 가자는 게 그의 기본적인 마인드셋이다. 그래서 그는 혈당 관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밤에 혈당 스파이크를 발생시키는 라면이나 초콜릿 등을 주저 없이 먹는다. 내가 보기에는 가히 당 중독이라고 할 만한 듯하다. 솔직히 걱정된다. 내 아빠가 혈당 관리를 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은 오로지 당뇨약 복용이 전부이다. 내가 의학적 지식이 없는지라 정년 약 복용만 하면 혈당 관..

LifeLog/2023 2023.05.10

안과에서의 오전 그리고 멋진 어른이 된다는 것

얼마 전에 누나와 같이 안과 검진을 하러 갔다. 난 수술한 지 5년이 지나 딱히 검진을 할 필요를 못 느꼈으나 누나가 가는 김에 같이 따라갔다. 수술 후 나의 눈 상태를 점검해봐야 하기에, 몇 가지 검사를 했다. 안압 검사, 시력 검사 등을 포함해 5~6가지 정도 검사를 했다. 검사를 하는 내내 병원 사람들은 꽤 차가워보였다. 그들은 감정이 없는 기계와 다름없었고 공장에서 찍어낸 노동자 같았다. 그들이 들으면 섭섭해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내 느낌은 그러했다. 그들은 마치 이틀의 주말을 향해서 현재를 견디는 사람들 같았다. '일을 하면 나도 저렇게 되는 걸까. ' '사회에 나가 일을 하면 나도 저렇게 되는 걸까.' 다소 섬뜩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내 자아가 말살될 거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다...

LifeLog/2023 2023.05.09

변기.. 숙원 사업

다소 더러운(?) 주제가 될 수도 있다. 몇 달 전부터 화장실 변기가 시원하게 내려가지 않았다. 그래서 유튜브도 보고 구글링도 해보면서 변기를 뚫기 위한 온갖 뻘짓(?)을 다해봤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변기 구조까지 공부했는데 젠장!!) 그렇게 하루 이틀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변기 기사님을 불렀다. 업체 선정도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더라. 내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구글링이 거의 유일한데, 구글에는 몇 개의 업체의 광고로 도배되어 있으니 그 업체 중에서 한 곳에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가 합리적 소비를 하기 위한 정보 비대칭성이 변기 A/S 필드는 꽤 심한 거 같다. (사실 조금만 시간을 들여서 알아보면 더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를 알 수 있었을 텐데, 나의 귀찮음..

LifeLog/2023 2023.05.09

내 생각의 저작권은 온전히 내게 있는가.

내가 하는 생각의 저작권은 정말 나에게 있는 걸까. 무슨 말이냐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생각 중에 오로지 나의 사유만으로 생성된 생각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는 평소에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 유튜버에서 TV에서 책에서 그리고 뉴스 같은 매체에서 말이다. 우리가 정보나 지식을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거기서 흡수한 정보를 2차적으로 가공함으로써 우리는 또 다른 정보 매개체로 활동한다. 나 역시 책에서 습득한 정보나 멋진 표현들은 기록했다가 가족에게 잘난척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가만, 잠깐만 생각해보자. 이렇게 기록하거나 머릿속에 입력한 정보는 내 생각이 맞는 걸까? 선뜻 그렇다고 하기에는 양심이 찔린다. 이런 유의 정보는 저작권이 분명히 책의 저자나 제삼자에게 있..

LifeLog/2023 2023.05.09

내 욕망은 오로지 내 것인가

내 욕망은 나에게서 기인하는 게 맞는 걸까? 무슨 말이냐고? 오전에 어린이날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를 들었다. 주제는 어린이를 다루고 있지만 해당 대화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은 대부분 자식이 있는 어른들이었다. 자식이 있는 어떤 구성원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어린이날에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해주시나요?" 이에 대한 대답들이 다양하다. 닌텐도,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 나이키 운동화 등. 패널들이 나열한 선물들은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한 가격대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월급으로 못 사는 재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사주기에는 꽤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부담이 되지만 이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비단 어린이날이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위 재화를 선물할 것이다. 그런데 한 패널이 약간 불..

LifeLog/2023 2023.05.05

어떤 부모의 딸과 아들의 차이

나의 누나는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활동적인 사람이다. 그녀는 항상 무언가를 한다. 주변에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나의 누나지만 그 점만큼은 정말 부럽다. 그녀를 보면 사회생활 정말 잘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누나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게 나의 열등감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최근 들어 많이 하게 됐다. 그녀는 한 마디로 꽤 도전적인 성격을 타고났다. (후천적인 걸까?) 결단력도 빠르고 도전의 역치도 나보다 낮은 걸로 보인다. 똑같은 부모로부터 이 세계에 던져졌는데 왜 나는 그녀와 같은 도전적 성향이 없는 걸까? 왜 나의 도전에 대한 역치는 그리도 높은가? 부러운 동시에 궁금했다. 인간의 성향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연인가, 아니면 매우 높은 확률로 그렇게 결정되어 있는가. 내 누..

LifeLog/2023 2023.05.04

식단에 대한 정리

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이다. 동의하는 바이다. '뭘 먹든, 나는 젊으니까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음식에 대해 과소평가했다. 음식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의 행동이나 기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보자.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탄수화물은 그 근본이 당이다. 당은 중독적이다. 달기 때문이다. 인간은 단 음식을 좋아한다. 우리가 선택한 게 아니다. 단지 단 음식을 좋아하는 개체가 선택됐을 뿐이다. 수렵채집인이 생활했던 시기에는 단 음식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상관없었다. 단 음식을 인위적으로 생산하는 건 불가능했으며 말 그대로 채집만 가능했다. 채집할 수 있는 단 음식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설령 특정한 개체가 필요 이상으로 단..

LifeLog/2023 2023.05.02

자기통제력

헤이해졌다. 자기절제력도 약해졌다. 이유가 있다. 아빠와 누나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들뜬 것이다. 그들이 옮으로써 삶에 활력이 생기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부분적으로 상승한 것도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내 삶은 바꾸지 않았다. 나는 아직 백수이고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증명을 하지 못했다. 이 기분은 분명히 도파민과 엔돌핀을 생성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사실이지만 내 시간을 레버리지로 사용하고 있다. 지식을 쌓아야 할 시간을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덕분에 12시 전에는 아무것도 안 먹는다는 원칙까지 금일 깨버렸다.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합리화를 했다. 안 된다. 저녁은 똑같이 먹을 거니까 같은 거 아니냐고? 아니다. 점심을 당겨서 먹은 만큼 내 식욕은 더 강해질 테고, 결과적으로 ..

LifeLog/2023 202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