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93

소음

소음으로부터 멀어지려고 노력하는 요즘이다. 유튜브, 블로그, TV 등 유용한 정보라는 이유로 내 주변에 접근하는 정보의 소음이 너무 많다. 최대한 많은 지식을 얻고 싶은 욕구 탓에 예전에는 (그리고 지금도) 나와 상관없는 정보나 지식도 최대한 흡수하려고 했다. 내 시간이 레버리지 된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유용한 정보를 얻는 일은 필요하지만 그 정보가 반드시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숙고해봐야 한다.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겟으나, 대한민국은 트렌드에 휩쓸리기 좋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뭔가 새로운 게 나오면 나도 알아야겠고, 나만 모르면 뭔가 소외되는 듯한 혹은 뒤쳐지는 듯한 느낌을 개인으로 하여금 느끼게 한다. FOMO(Fear Of Missing Out, 나 혼자 모르면 소외감을 느끼고,..

LifeLog/2023 2023.04.14

정보 탐색과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한 비용

나는 집중력이 약한 편이다. 그리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향한 탐닉도 꽤 강하다.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지루함을 느끼면 자극적인 콘텐츠, 즉 단기적인 도파민을 공급해 줄 수 있는 곳으로 나의 시선은 이동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몇 번이나 다른 웹사이트를 돌고 돌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스스로를 믿지 않는다. 예전에는 믿고 싶었지만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된 나의 경험 때문에 나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한 강한 불신이 생겼다. 줄곧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꽤나 많은 실망감을 느낀다) 스스로의 행동을 제한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래서 내 휴대폰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고, 노트북에도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유용한 서비..

LifeLog/2023 2023.04.14

내 생각이란 게 존재하는 걸까.

내가 가진 생각은 오로지 나만의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무슨 말이냐고?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생각들은 책이나 유튜브 그리고 TV에서 본 생각들의 집합체이다. 즉, 나는 타인의 의견을 내면화하고 그들의 생각 집합을 내 생각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개별적인 주체들의 합은 전체에 지나지 않을까? 아니면 전체는 각 개체별 합보다 큰 복잡계일까. 만약 전자라면 내 생각들은 수많은 타인의 생각들의 모음집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게 의미가 있는 걸까. 어차피 나는 그들의 생각을 내면화하고 있는 것뿐인데. 그렇다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나의 논리는 허점이 있다. 각 개인들의 생각이 수많은 타인들의 생각의 합에 ..

LifeLog/2023 2023.04.14

예외는 어디까지 적용이 가능한가

스터디 카페에는 노트북 허용 좌석이 따로 있다. 아무래도 키보드나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가 거슬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특정 구역만 노트북을 사용하도록 구역을 나눴으리라 생각된다. 합당한 조치이고 내가 사업자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스터디 카페를 몇 달간 다니면서 노트북 허용 좌석에 주로 앉았다. (노트북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하지만 특정 자리에만 앉다 보니 외롭기도 하고 자극도 덜 되어서 노트북이 허용되지 않은 자리에 요 근래 앉기 시작했다. 자리를 옮기니 생각보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앉은자리 주변에는 사람이 별로 앉지 않아서 조금 외로운 느낌을 받았는데 요즘 앉는 자리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이 앉기 때문에 함께 공부한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어 집중이 잘 되는 느낌..

LifeLog/2023 2023.04.13

타인의 재화를 제 삼자로 하여금 소유권을 갖게 하는 게 타당할까.

내가 다니는 스터디 카페에는 우산이 많다. 사람이 많든 적든 늘 일정한 수량의 우산이 있는 걸 보아, 아마 주인이 없는 우산일 것이다. 그래서 고백하건대, 한 두 개 정도는 내가 쓰고 온 적이 있다. 비가 세차게 오는 날이었다. 그냥 맨몸으로 집으로 돌진하기에는 빗줄기가 너무 사나워서 주인 없는 우산을 썼다. 맞다. 난 암묵적 절도를 한 것이다. 물론 주인 없는 우산인 걸 경험적으로 기억하고 있었으나, 혹시 아는가, 내가 쓰고 간 이후에 진짜 주인이 올지. (윤리적 잣대 따위는 내 이익에 따라 얼마든지 합리화할 수 있는 나는 위선자다) 사실 이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언젠가 스터디 카페에서 내건 안내문을 본 기억이 있다. 해당 안내문의 내용은 주인 없는 우산이 너무 오랜 기간 방치됐다는 이유로 특정 기..

LifeLog/2023 2023.04.12

다양한 사람들

수원역에서 집에 오는 길. 길거리에서 어떤 여성이 내게 다짜고짜 말을 건다. 무슨 말로 시작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자신을 수도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냥 가끔씩 길거리에서 마주칠 수 있는 종교인이겠거니 하고 무시할라 했는데, 문득 궁금했다. '이 사람은, 왜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나와 대화를 하는 데 사용하는 걸까?' 그래서 그녀에게 물어봤다. 당신은 왜 이 시간에 이곳에서 당신과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거냐고. 그녀가 말하길, 내 인생이 잘 풀릴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단다. 사람마다 풍기는 기운이 있기 때문에 자기도 아무한테나 말 안 건단다. 하지만 내게 말을 건 이유는 내가 뭔가 다르다 해서 말을 걸었다고 그녀가 말했다. 아마 다른 사람한테도 똑같은 레퍼토리이지 않을까 하는..

LifeLog/2023 2023.04.11

구미를 갔다.

어딘가 허전하고 뒤숭숭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해, 구미로 1일 간 추억 여행을 다녀왔다. 내가 태어난 곳은 안산이지만 워낙 어릴 때라 안산에서의 기억은 그리 강하지 못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사실상 구미가 고향이다. 동물의 귀소 본능 때문일까? 한 번은 구미에 가고 싶었다. 내가 살았고 많은 시간을 보낸 장소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막상 가려고 하니, 머뭇거려졌다. 변화를 회피하는 이 망할 놈의 두려움 때문이라고나 할까. (이런 결정을 하는데도 한참을 머뭇거리다니, 한심한 놈 같으니라고!) 금오산,, 내가 살았던 집,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내가 자주 갔던 거리, 그리고 식당.... 가보고 싶은 곳이 참 많았다. 노스탤지어를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별 볼 일 없는 현재를 위로하고자 과거의 즐거..

LifeLog/2023 2023.04.11

사람의 진정성

개인적으로 유튜브에 좋아하는 유튜버 몇 명이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바, 그들이 추천하는 서비스 그리고 책들은 진심으로 좋아서 추천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들이 그렇게까지 진심을 다해, 우리에게 진실된 얘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그전에 진실된 정보라는 건 어떻게 확신하지?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봐왔는데, 그들은 한결같다고? 나 역시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들은 믿을 만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나는 이제 사람을 잘 믿지 못하겠다. 딱히 배신당한 기억도 없다. 하지만 나는 사람의 본성은 악하다고 믿는다. 악하다는 표현이 좀 거북하다면 그래, 이기적이라고 하자. 즉, 사람은 본디 타인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 그리고 자기 부족의 이익을 더 우선시한다. 나도 그렇고 내 옆의 친구도 그렇..

LifeLog/2023 2023.04.10

어디까지 합리화를 할 수 있을까?

어제 점심을 너무 빨리 먹어 결과적으로 과식을 해버렸다. 그래서 오늘 은 2시에 점심을 먹으려고 한다. 지금 이 글 쓰는 시각이 1시 45분 정도 됐는데, 앞으로 15분 남았다. 11시가 될 때부터 배가 고팠고, 끊임없이 밥을 먹으러 가자는 욕구가 내 안에서 일었다. 11시부터 지금까지 내 일려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인간은 끊임없이 합리화를 하는 동물이다. 즉, 아무리 불리한 환경에서도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사고하게끔 우리의 뇌는 진화된 거 같아 보인다. 11시 즈음에 내가 한 합리화는 다음과 같다. '주말이라 2시에 가도 사람이 분명 많을 테니 지금 가서 먹고 오는 게 시간을 절약하는 거 아닐까?' 12시. '일요일은 주말이라도 토요일에 비해 사람들이 밖에 잘 안 나오지 않을까? 그러니 지..

LifeLog/2023 2023.04.09

비트의 세계

잡념이 많은 오전 시간이었다. 그 잡념이 생산적인 잡념이면 좋겠건만 어제 본 밤에 본 원피스 만화 생각으로 가득 찼다. 밤에 책 읽고 자야지, 책 읽고 자야지 결심했음에도 잠자기 전까지의 내 시간은 원피스라는 만화를 보거나 유튜브 같은 유희를 즐기는 데 사용했다. 후회한다. 분명 내일 아침에 후회할 걸 알고 있음에도 지금 행동에 대한 후회를 미래로 이연시킨 뒤 쾌락을 즐겼다. 그 시간 동안 내 마음은 쾌로 가득 찼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행복을 쾌락의 범주에 분류할 수 있다면 그 순간에 나는 행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잘한 일인가라고 묻는다면 후회라는 감정(이 후회의 감정 역시 사회가 "너 그렇게 살면 안 돼!"라며 내게 주입한 생각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다)을 느끼는 거 보니 잘한 행동은 아닐 터...

LifeLog/2023 202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