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2023 93

체면 그리고 사고

점심 식사를 위해 버거킹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가는 길에 스터디 카페에서 오래 봐온 여자 2명을 마주쳤다. 그들도 나의 얼굴을 알고 있을 터이고, 나 역시 그들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오랜 기간 꾸준히 스터디 카페에 출근(?)을 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과 나는 서로 안면식이 있지만 인사는 하지 않는 사이다. 내가 숫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얼굴을 알아도 인사하는 경우가 많이 없는 거 같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상황만 봐도 요즘 세테를 알 수 있다. 여튼 그들과 마주친 위치가 나의 클루지를 깨웠다. 마주친 위치에서 나는 바로 좌회전을 해서 버거킹으로 향하면 됐었고 그들은 그냥 지나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버거킹으로 향하지 않고 곧바로 직진했다. 왜 그랬을까? 체면 때문이다...

LifeLog/2023 2023.04.02

기다림의 이익(어쩔 때만?)

내가 다니는 스터디 카페에는 엘리베이터가 3개가 운행 중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하나의 엘리베이터를 누르면 3개의 엘리베이터 중 누른 층에서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가 오는 시스템이 아니다.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행동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본인의 위치로부터 가장 가까운 층에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를 누르지만, 해당 엘리베이터의 오는 속도가 느리면, 다른 2개의 엘리베이터 버튼을 모두 누른다. 하지만 다른 두 개의 엘리베이터의 속도 역시 처음 엘리베이터의 속도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현저히 빨리 도착하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세 개의 엘리 베이터는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해당 층에 도착한다. 만약 엘리베이터가 특정 층에 걸리지 않는다면 그 시간 차 역시 그리 크지 않다. 내가 ..

LifeLog/2023 2023.04.02

하기 싫다. 하기 싫어

글 쓰기가 싫다. 나의 뇌가 모든 감각을 동원해 하지 말라고 하는 듯하다. 하지만 써야 한다. 오늘 내게 완료된 습관을 모두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글 쓰기는 해야 한다. 나는 오늘 하루 짐승이었다. 하지만 글 쓰기를 함으로써 내일 하루를 살아갈 동기와 원동력을 얻는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성을 다시 되찾기 위함이다. ## 변기 변기가 내려가는 게 너무 시원찮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은 고쳐봐야겠다고 다짐해야겠으나 해결하지 못했다.유튜브를 통해서 지식을 얻기는 하였으나, 그들이 알려준 해결방법이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변기에 대해 내가 모르는 정보를 알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변기 내부 구조를 알고 싶었으나, 내가 직접 뜯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어정쩡..

LifeLog/2023 2023.04.02

내가 잘하는 거

우리는 흔히들 돈만 보고 일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돈이 없으면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고, 안전 확보도 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 하지만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여기서 성공이란 대부분의 우리가 그렇듯,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을 의미함)은 돈을 보고 일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다. 반박이 들어가는 순간, 그들은 그렇게 해서 돈을 많이 벌었고 우리는 그렇지 않았으니, 그들의 말에 더 힘이 실린다. 그들은 해봤고 우리는 그러지 못했으니) 그들이 성공한 이유는 어떤 한 분야를 잘했고, 그 잘하는 일이 타인에게 도움이 되었고 그 도움을 준 대가로 그들은 돈을 벌었다. 그들에게 돈은 결과지, 목표가 아니었다. 흠.. 글쎄 잘 모르겠다. 내가 그런 경험이..

LifeLog/2023 2023.03.31

엄마의 꿈

엄마가 하고 싶은 건 뭘까. 나도 그렇지만 우리 엄마도 참 불쌍한 사람 같다. 아빠와 누나 같은 경우에는 적어도 하고 싶은 게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두 명은 본인의 호불호가 명확히 있는 거 같고, 본인이 좋아하는 거(예를 들어 노는 거) 한해서는 매우 열정적이다. 하지만 엄마는 좋아하는 게 없어보인다. 아직 발견 못한 걸 수도 있겠으나, 여태껏 엄마와 25년 이상 같이 살았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식물 키우기? 집 꾸미기? 옷 만들기? 이런 활동을 하는 걸 심심찮게 보았으나, 아빠와 그의 딸과 같은 수준의 열정을 느끼는 거 같지는 않았다. 안타깝다. 나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불쌍한 삶이다. 좋아하는 게 없는 사람은 어쩔 때 보면 죽어 있는 삶 같다. 나의 이런 성향은 엄마를 닮..

LifeLog/2023 2023.03.31

1등의 함정

오늘의 내 삶은 충만감으로 가득 차 있는가? 아니면, 적어도 충만감을 채우는 과정에 있는가? 적어도 어제처럼 공허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어제 빡세게 동기부여를 받아서 그런 걸까? 하지만 책을 읽을 때, 오랜 시간 몰입해서 읽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조금 읽고 어느 정도 많이 읽은 거 같은 '느낌'이 들면 나는 1등의 함정의 빠지고 만다. 1등의 함정이란 무엇인가? 내가 자주 빠지는 오류를 네이밍을 해봤는데, 괜찮은가? 앞의 고난과 모든 장애물을 남기고 결승선을 남기고 있는 1등을 상상해보자. 더 이상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 따위는 없다. 달리기만 한다면 1등은 따논 당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이 지점이 1등의 함정이다. 1등은 마음이 평화롭다. 물론 현실에서 1등은 추월당하지 않으려고 더더욱 노력할 수..

LifeLog/2023 2023.03.30

공허함과 충만함

오전에 알고리즘 문제가 너무 안 풀려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공허했다. 공허감이 내 몸을 지배했다. 스카이까지는 아니지만 학창 시절 늦은 나이에 다수의 파도에 휩쓸려 입시에 뛰어들어 좋은 대학에 가고 싶었으나, 실패했고 좌절했다. 그리고 어찌어찌 내 수준에 맞는 대학에 왔으나, 역시 나는 입시 때와 마찬가지로 하고 싶은 게 없었고 나만의 소신도 주관도 없었다. 그래서 다시 다수가 가는 그리고 유망하다고 하는 전공을 택했고 어떤 흥미 없이 대학 생활을 했고 이제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사회 진출이 무서워 책을 읽는다는, 더 준비를 한다는, 내가 좋아하는 걸 찾고 싶다는 알량한 핑계를 내세워 사회 진출 시기를 미루고 있다. 나는 두렵고 무서운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쳇바퀴 같은, 자극이 크지 ..

LifeLog/2023 2023.03.30

인간은 이기적인데, 왜 사회는 발전할까(발전해 왔을까)?

인간이란 참 오묘한 존재다. 인간은 이기적이다. 타인보다는 나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내 이익이 침해되면 타인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전부터 궁금했다. 나를 포함한 인간은 본연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인데, 왜 사회는 번영했을까? 개개인이 이기적이고 본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본능이 있다면 나는 필히 사회는 유지될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그래서 이상하다. 그렇다고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아니다. 나를 보아도, 나는 매일을 내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왜 사회는 발전했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을까(지금도 발전하고 있는지는 내가 판단하기 애매한 점이 있다. 경험적으로 미루어 보아 발전하고 있다고 가정). 한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는 인간의..

LifeLog/2023 2023.03.29

왜 사는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 : 목표 부재의 시대, 집단 무기력의 시대, 공허의 시대, 어정쩡과 겉핥기의 시대 (공허에서 충만으로)

무기력: 치열하지 않음. 열정 없음. 어정쩡 아주 소수 빼고는 나머지는 치열하게 공부하지도 일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아예 안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치열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본인에게 할당된 자유 시간을 온라인에 소비한다. 자유롭지 못한 어정쩡한 세대. 오늘날의 10대부터 성인까지 다들 치열함을 잃어버리고 어정쩡하게 공부와 일과 취미를 즐기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내 주변인들 대부분은 집단 무기력에 빠진 걸지도 모른다. 물론 나도. 개인의 문제일까? 갑자기? 아니다, 문제의 원인은 사회 구조 때문이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그 문, 소위 말하는 인생 역전의 기회가 너무나도 좁아졌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 이리도 좁은 와중에 그 누가 열심히 살고 노력..

LifeLog/2023 2023.03.29

귀찮고 신경쓰이는 일에 낭비되는 자원들

하.. 며칠 전부터 군대 동기 심** 이 놈 때문에 적잖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고작 7만 원 때문에 내 인적 자원을 이렇게 소모해도 되는지 참 의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갚지 말고 너 해라!"라고 말하기에는 그 돈이 아깝다. 그깟 7만 원과 내 며칠 간의 시간을 비교해보면 후자가 훨씬 비싸다는 걸 이성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참 비합리적이다. 손실 회피 성향... 책에서만 봤는데 이 놈 참 무섭다. 책에서 배운 바로는 이득과 손실의 비율이 2.5 : 1은 되어야 이득을 취한다고 한다. 요컨대, 당신과 내가 동전 던지기를 해서, 내가 이기면 25만 원 당신이 나에게 25만 원을 주고, 당신이 이기면 내가 당신에게 10만 원을 주어야 내가 게임을 승낙한다는 의미다(순전히 나의 입장에서다. 당..

LifeLog/2023 2023.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