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g 136

저작권의 회색지대

저작권이란 참으로 애매하다. 칼로 두부 자르듯 깔끔하게 양단할 수 없는 소위 말하는 그레이 존이 저작권에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노아'라는 서비스를 사용해 타인의 콘텐츠를 일부 도용해서 자신의 콘텐츠로서 업로드해 수익을 창출한 유튜버가 있어 논란이 일었다. 사람들은 그의 행동을 비난했다. 그리고 그에게 자신의 콘텐츠를 도둑맞은 이는 자신이 몇십 시간 그리고 길면 며칠을 갈아 만든 콘텐츠가 이렇게 단 몇 시간만으로 복제된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피해자의 심정을 이성적으로 이해하지만 완전히 공감하는 건 불가능하다. 나는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비교적 한 명의 잘잘못을 따지기 쉽다. 가해자가 콘텐츠를 복제한 걸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애매하다..

LifeLog/2023 2023.06.01

가능성의 저주

나는 예전부터 타인으로 하여금 내가 재능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할 때 뒤에서는 노력을 하면서 마치 처음 한 일인 듯 행동했다. (혹은 밤에 공부나 연습을 했음에도 안 한 척을 한다거나. 뭐든지 이 척! 척! 척! 이 문제다!) 타인이 나를 소위 재능러(?)처럼 봐주길 바랐던 것이다. 나는 공부를 못했으나 왜 몇몇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함에도 주변 아이들에게 공부를 안 한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감히 추측건대, 그들은 자신의 특별함을 인정받고 싶었던 것 아닐까? 즉, 자신은 공부에 거의 시간을 안 했지만 특출난 가능성이 있는 아이로 보이고 싶었던 욕망이 있었던 것 아닐까? 그렇게 해서 얻는 이득이 뭐냐고? 바로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분 지을 수 있..

LifeLog/2023 2023.06.01

경제 위기가 온다고 하는데...

나는 경제 뉴스 대부분을 유튜브를 통해서 섭취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유튜브 경제 뉴스 방향이 바뀌었다. 공포감을 환기시키는 자극적인 단어를 남발하며 경제 위기가 온다고 난리다. 그런데 그 발언 주체가 소위 전문가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많아, 마냥 흘러들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저들은 나 같은 경제에 무지한 자를 호도해 무언가 이득을 취하려고 공포를 조장하는 건가? 아니면 정말 위기라 모두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싶은 건가? 잘 모르겠다. 판단은 자유라며 개인의 몫이라며 메신저들은 발을 슬쩍 빼지만 나는 그걸 판단할 만한 거름종이를 갖고 있지 않다. 어느새 눈을 떠보면 그들의 주장을 내가 생각한 것인 양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 이렇게 개인의 생각은 만들어진다. 사실 그 생각은 베낀 것이다. 자, 이..

LifeLog/2023 2023.05.31

zero-sum과 plus-sum

주식 시장은 제로섬인가? 아니면 플러스섬인가? 어릴 때 어른들에게 간간히 들은 말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주식 투자는 도박이라고 그리고 주식 투자하면 패가망신한다고 말이다. 나 역시 이런 의견에 일정 부분 노출이 되었기 때문에 주식 투자는 도박이라는 생각을 예전부터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해본 적도 없는 주제에 말이다. 주식투자가 도박, 즉 제로섬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주식 투자가 소위 돈 넣고 돈 먹기라고 주장한다. 즉 한쪽이 따면 한쪽이 잃는다는 것이다. 반면, 플러스섬 진영에 있는 이들은 주식 투자는 절대 도박이 아니며 주식 투자가 도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주식 투자를 투자가 아닌 도박의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비판한다. 반대 진영에 있는 이들은 주식 투자란 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기업과 ..

LifeLog/2023 2023.05.30

헛헛함을 달래는 사람들 그리고 충만함이란

우리는 왜 명품을 사고 SNS에 자기의 모습을 올리는 건가. 나는 SNS를 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SNS를 하는 게 두렵다고 하는 게 적확한 표현이다. 나는 남들처럼 동적인 삶을 사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남들이 관심 가질 만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다. 내 하루는 모니터 앞에 앉아서 텍스트를 보거나 영상을 보는 데 대부분 사용된다. 즉, 대부분 정적인 활동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이 활동 자체가 남들이 관심 가질 만한 콘텐츠가 아니다. 예전부터 SNS에 나만의 게시글을 올리는 게 두려웠다. '다른 사람들이 댓글을 안 달아주면 어떡하지?' '좋아요가 하나도 없으면 어떡하지?' '남들이 나를 친구가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등등 나의 행동 기준에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LifeLog/2023 2023.05.28

공무원 공부의 효용

나는 스터디 카페에 다니고 있다. 이런 공부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공되는 시설(e.g. 도서관, 독서실)에 와보면 반드시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지나가다 그들이 어떤 걸 공부하는지 힐끔힐끔 쳐다본다. 그들이 무엇을 공부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과목도 여러 가지다. 교육학개론, 국어, 영어, 행정법총론, 회계학원리 등 나는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또 그 책에 쓰여 있는 글들은 얼마나 딱딱한가. 왜 그런 표현들 있지 않은가. 한국어지만 이해하기 힘든 표현들. 예를 들어, '다음 사람의 행위가 위법성이 조각되는 이유를 설명하세요' 같은 표현들. 무슨 말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필히 한자로 된 법 관련 용어가 많아서 그러리라. 사실 위 얘기를 한 이유는 공무원이 되기 위..

LifeLog/2023 2023.05.26

마케팅에 대한 불편한 속내

사업하는 데 있어서 마케팅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본질을 강조하는 어떤 이들은 "마케팅은 부차적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다.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좋다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한다"라고 주장한다. 굉장히 합리적으로 돌린다. 나는 이런 주장에 동의했다. 그것이 소비자로서 내 이해관계에 맞으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마케팅의 중요성을 내가 너무 간과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실 난 마케팅에 굉장히 부정적이었고 아직도 그 생각이 완전히 가시지도 않았다. 마케팅 업계에 있는 이들은 마케팅이란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몰랐던 잠재적 소비자에게 우리 제품을 알리고 그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라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LifeLog/2023 2023.05.25

신과 오만

나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다. 확률적으로 말이다. 아침에 스터디카페로 향하던 중 아주대 학생 중 한 명이 나를 멈춰 세웠다. "혹시 하나님의 존재와 관련해서 3분 정도만 발표하려고 하는데 시간 괜찮으세요?" 보나마나 개소리를 할 것 같을 게 뻔하니 매몰차게 거절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전에도 부활절의 거짓된 진실에 대해서 이들 무리에게 들은 바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부활절이야 거짓이든 아니든 나와 크게 관련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들에게 내 소중한(남들은 아니라고 할지 모르나) 시간을 내어준 것은 그들의 용기 때문이었다. 나는 성격 자체가 소심하고 겁이 많아 모르는 이에게 쉽사리 말을 걸지 못한다. (그런 사람이 부럽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모르는 이에게 말을 건다는 것 자..

LifeLog/2023 2023.05.25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 자신이다

나는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다. '무엇을 먹던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던 게 불과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하지만 음식은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참 간단하다. 우리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에너지의 대부분은 음식에서 온다. 그런데 그 음식이 내 몸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물질인데, 이게 중요치 않으면 뭐가 중요할까? 무슨 말이 하고 싶냐면, 음식은 생각보다 매우 중요하다. 건강은 말할 필요도 없고 당신의 기분, 욕구 등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 자신이라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반성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다. 한 달 전부터 채소와 과일을 주로 먹으며 5kg 정도의 체중 감..

LifeLog/2023 2023.05.24

사회성과 자의식

나는 어릴 때부터 웹툰이나 만화 그리고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좋아했다. (세 개가 뭔 차인지 모를 수도 있지만 조금의 차이점들이 있다) 왜 나는 이런 성향을 가졌을까? 무엇이 나로 하여금 웹툰이나 만화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만들었을까? 이는 인간의 사회성과 관련이 있다. 나의 아빠와 그의 딸은 예전부터 나의 사회성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자신들의 공동체의 일원인 내가 친구를 만나는 것 같지도 않고 혼자 집에만 있으니 그들 입장에서는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오히려 사회성이 없다는 그 지적이 불쾌했다. 내 자의식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걱정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역으로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그런 지적질을 하냐며 말이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

LifeLog/2023 2023.05.24